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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종주산행(진고개~동대산~두로봉~상왕봉~비로봉~상원사주차장)

불~나비 2022. 9. 19. 08:44

오늘(2022년 9월 18일-일)은 안내산악회를 따라 오대산 종주산행에 나선다. 우리를 태운 버스는 오대산 종주 출발점 진고개 휴게소에 9시 55분에 도착한다. 우리뿐만이 아니라 몇 개 산악회에서 동시에 도착하여 진고개 휴게소는 산우님들로 북적인다. 안내 대장은 지금부터 17시까지 산행시간을 7시간 준다고 했다. 정확히 17시에 상원사 주차장에서 서울로 출발한다며 시간을 꼭 지키라고 당부한다.

우리가 오늘 산행한 코스는 진고개휴게소~동대산~두로봉~두로령~상왕봉~비로봉~상원사주차장으로 거리는 17km이며 산행시간(10시~17시 10분)은 정확히 7시간 10분이 걸렸다. 오대산 종주산행은 다른 종주산행에 비해서 힘들지 않고 산행하기가 좋아 산우님들이 사전 훈련코스로 많이 이용한다고 한다. 나는 2021년 8월에는 친구 따라 백두대간 코스인 진고개~동대산~두로봉~두로령만 타고 임도로 하산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다음에 기회가 오면 꼭 한번 종주해보고 싶었는데, 오늘 기회가 온 것이다. 하지만 안내 대장이 시간을 넉넉하게 주지 않아 과연 완주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10시. 진고개휴게소에서 도로를 가로질러 들머리로 들어간다. 진고개 휴게소는 안개가 자욱하다. 조망은 뒤로하고 능선 따라 올라간다. 오대산 종주산행의 꿀팁은 두로령이 딱 중간지점이다. 그래서 두로령까지 도착시간이 3시간 30분 이내에 완수하여야 하며, 비로봉에서 하산 시간은 1시간 30분의 여유를 가지고 산행을 하여야 한다.

 

동대산으로 가는길에 산죽 지대를 만난다. 좁은 등산로 1차선이다. 내가 속도를 내주어야 뒷사람이 따라올 수 있다. 하지만 오르막길은 진고개가 900 고지에서 출발하니, 500 고지밖에 되지 않지만 내 체력으로는 쉽지 않았다. 계속되는 양보 산행으로 결국 꼴치 신세가 되고 말았다.

 

오늘의 1차목적지 동대산에 도착했다. 진고개 휴게소에서 딱 1시간이 걸렸다. 선선한 가을 날씨인데도 땀으로 흠뻑 젖었다.

 

동대산 정상에 핀 쑥부쟁이 꽃이다. 동대산을 뒤로하고 능선을 따라 걸어간다. 두로봉으로 가는 능선은 걷기 좋은 길이다. 

 

안개 자욱한 능선을 따라 걷다 보면 이러한 고목도 만날 수 있다. 능선길에서는 속도를 내어 걸어간다. 걷다가 뛰다가 시간 단축을 위해 노력한다. 우리의 목표는 시간 내 완주다.

 

동대봉에서 2.7km지점에 차돌박이가 있다. 온통 하얀색 웅장한 바위가 길가에 얼굴을 내밀고 있다.

 

이곳은 해발1,200m이고 앞으로 두로봉까지는 4km 남았다.

 

차돌박이를 지나 걷다 보면 이상한 고목이 눈길을 끈다.

 

안개 자욱한 능선길을 계속 걸어간다.

 

12시 20분. 우리가 산행을 시작한 지 2시간 20분이 지났다. 이제 두로봉도 3km 남았다. 

 

잠시 주저 앉아서 요기를 한다. 그러나 많은 시간을 보낼수는 없다. 우리가 과일 하나를 먹는 사이 다른 산우님들은 줄을 지어 지나간다. 또다시 산행을 시작한다.

 

12시 41분. 우리 일행은 신선목이에 도착했다. 이곳부터 두로봉까지 2차 오르막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두로봉으로 가는 오르막을 힘겹게 올라간다. 이제 체력도 많이 소모되었다. 올라가다가 바닥에 앉아 또다시 포도 한 송이를 먹고 출발한다.

 

13시 40분. 우리의 2차목적지 두로봉에 도착했다. 두로봉에서는 젊은 산우님 셋이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분들은 일행 중 한 명이 발목을 접질려서 종주는 포기하고 두로령에서 인도로 내려간다고 한다. 그래서 임도로 내려가는 것도 만만치 않다는 걸 알려주었다. 우리도 이곳에서 배를 채우고 일어선다. 13시 50분이다. 그런데 우리의 목표시간은 두로봉까지 3시간 30분 이내에 도착한 후 곧바로 출발하여야 하는데, 3시간 50분이 걸렸으니 20분 늦은 셈이다.

 

두로령으로 내려가는 길은 속도를 낼수있는 좋은 길이었다. 가는 길에 멋진 단풍도 보인다. 

 

두로봉에서 두로령까지는 보통40분거리라는데 우리는 달려서 내려왔다.

 

14시 10분. 우리는 뛰고 달려서 20분 만에 도착했다. 두로령에서 마지막 남은 빵으로 식사를 대신한다. 김밥 한 줄 없이 빵과 과일만 준비해 온 탓에 배가 고프기만 하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또다시 일어나 출발한다. 

 

이곳에서 종주를 포기하는 산우님은 임도로 내려가면된다. 하지만 우리 일행은 종주산행에 발을 올려놓았다.

 

상왕봉으로 가는 길에 널브러져 있는 꽃이다. 이곳 두로령에서 상왕봉까지 가는 길은 3번째 오르막이다.

 

두로령에서 700m 올라온 지점에 헬기장이 보인다. 아직도 상왕봉까지는 1.2km 거리이다. 지금까지는 조망이 일절 없었는데, 이곳부터는 우리가 지나온 두로봉도 보이고 저 멀리 산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15시 12분. 드디어 우리의 3번째 목적지 상왕봉에 도착했다. 앞으로 갈길이 먼데, 시간은 자꾸 흘러가고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상왕봉 주변 조망이다. 확 트인 곳이라서 저 멀리까지도 다 보인다. 이제 비로봉을 향해서 간다. 

 

비로봉으로 가는 길은 천년 묵은 자연박물관을 옮겨 놓은 듯했다. 

 

주목군락지 생태보전지역인 듯하다. 비로봉으로 가면서 오르막이 시작되는가 싶더니, 발에 쥐가 나기 시작한다. 시간에 쫓기는데, 발에 쥐가 나서 어쩔 수 없이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그래도 또다시 일어나 발걸음을 옮긴다.

 

상왕봉에서 비로봉으로 가는 길에는 헬기장이 2군데 있었다. 이곳이 첫 번째 헬기장이다. 잠시 후 또 하나의 봉우리가 나타난다. 비로봉인가 했더니 2번째 헬기장을 만나게 된다.

 

15시 42분. 저기 보이는 곳이 비로봉 정상이다. 비로봉정상으로 가는길은 잠시 내려가는가 싶더니, 또 다시 오르막이다. 잠시 후 정상이 보인다.

 

16시. 드디어 우리의 마지막 목적지 비로봉에 도착했다. 정상에는 늦어도 15시 30분까지는 도착해야 넉넉하게 하산할 수 있다고 했는데, 우리는 계산상으로는 30분이 늦었다.

 

비로봉 정상 주변의 모습이다. 확트여 주변 조망이 아주 좋다. 2018년도에 산사랑님과 함께 왔을 때는 그래도 주변 구경은하고 내려갔는데, 오늘은 그럴 시간이 없다.

 

하산길, 상원탐방지원센터까지 거리는 3.5km이다. 폴짝폴짝, 사뿐사뿐 계단을 내려간다. 급경사길, 어떻게 해서든, 빠른 속도로 내려간다. 적멸보궁까지 내려가면 그런대로 하산길이 좋다. 

 

이곳이 적멸보궁이다. 2018년도에 왔을 때도 시간에 쫓겨 적멸보궁을 못 보고 갔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사진 한 장으로 대신한다. 적멸보궁을 지나자 샘터가 나온다. 우리는 샘물을 한 모금 마시고 내려간다. 그리고 안내산악회 대장에게 10분 정도 늦는다고 전화한다. 이제 10분간의 여유가 있다. 지금부터는 걷기에 부담 없는 길이다.

 

하산길 상원사 방향으로 내려간다. 상원사 계단을 내려와 상원사 주차장으로 간다. 상원사 주차장에는 안내산악회 차량 3대가 대기하고 있었다. 우리 같은 사람이 다른 산악회에도 또 있는가 보다. 17시에 출발하기로 한 버스가 우리 때문에 10분이 지연되었으니 죄스러운 마음뿐이다. 미안함을 표시하고 우리는 버스에 탑승한다. 곧바로 우리를 태운 버스는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비록 오늘 오대산 종주산행 힘들었지만 목표를 달성해서, 뿌듯한 산행이었다. 나는 버스를 타고 오면서 내 옆에 앉은 산우님에게 도대체 몇 시간 걸렸냐고 물어보았다. 본인은 완주하는데 5시간 15분이 걸렸다고 한다. 나는 깜짝 놀랐다. 그렇게 가냘픈 체격으로 그 빠른 시간에 완주를 하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한마리 새처럼 보였다. 다음 주 산행이 또 궁금해진다. 이번주도 오대산의 기운을 받아 행복한 한주가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