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속초여행

가객 박인환 관전 수기

불~나비 2024. 5. 20. 08:09

오늘(2024년 5월 18일-토)은 오후 3시에 속초문화예술회관에서 강원도립극단소속 회원들이 관객참여 음악극 가객 박인환을 연출한다. 강원도민 50% 할인을 받아 5천 원에 현장티켓팅을 하여 관람할 수 있었다. 가객 박인환은 시인 박인환의 삶과 시 세계를 작가의 연극적 상상력으로 재구성한 팩션 음악극이다. 줄거리는 이렇다. 2024년 고향 강원에 돌아온 시인 박인환의 영혼이 1945년대로 시간여행을 제안한다. 해방에서 한국전쟁으로 연결되는 격동의 현대사 속에서 시인이라는 천형을 견디며 살아남은 박인환! 1945년 평양의학전문학교를 중퇴하고 상경하여 종로구 낙원동입구에 서점 <마리서사>를 개업한다. 1948년 문학소녀 '이정숙'과 결혼한다. 1949년 모윤숙의 모략으로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체포되어 고문받는다. 그리고 차후 경향신문사에 입사한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한다. 딸 '세화'를 출생하고 종군기자로 활동한다. 1955년 '목마와 숙녀'를 발표한다. 1956년 종전 후 명동에 돌아온 인환은 선술집에서'세월이 가면'을 완성한다. 1956년 3월 17일 '이상 추모의 밤'을 개최한다. 1956년 3월 20일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 가객 박인환의 공연을 알리는 프랑카드가 속초문화예술회관 가로등에 걸쳐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공연 홍보물 첫 장을 펴면 보이는 글이다. "시인은 죽을 때까지 저공비행을 해야 돼. 너무 높게 날면 태양에 날개가 녹아 버리고, 너무 낮으면 안일의 바다에 빠져 죽어".

 

 

 

공연장 입구에 포토죤이다. 가객 박인환은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울 정도로 놀라운 성장 속에 살면서도 고립되고 반목하는 현대인들에게 하나뿐인 삶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다고 한다. 박인환은 강원도 인제 태생이며 모더니스트 시인들의 사랑방인 서점 '마리서사'를 운영하였다. 종군기자, 영화평론가, 번역가로도 활동하였으며 훤칠한 키에 용모가 수려하고 항상 말끔하게 차려입고 다녀 '명동백작', '댄디보이'라고 불리기도 했다고 한다.

 

 

 

우리 모두의 가슴에 영원히 꺼지지않는 '사랑의 엘리지'를 남기고 간 영원한 청춘의 시인 '박인환'. 31세의 젊은 나이에 별이 됐지만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삶을 살았다고 한다. 가객 박인환의 객석은 배우와 관객이 함께 호흡하고 즐기며 관람할 수 있는 존을 구성하여 놓았다. 무대 위에서 배우의 표정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박인환 존, 박인환이 친구 김수영의 양계장을 찾아가는 장면에서 장난감 닭을 들고서 양계장 분위기를 만드는 양계장 존, 마지막 장면에서 배우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객석 가객 존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는 가객존에 앉아 관람을 할 수 있었다.

 

 

 

박인환 시인은 사랑이 인간사회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고 여기고 추구했다. 가족은 물론 다른 사람과의 인연을 소중하게 대했고, 그 토대 위에서 민족해방과 한국전쟁의 격변기를 직시하면서 시인의 길을 걸어갔다고 한다. 

 

 

 

공연준비에 바쁜 스태프들의 모습이 보인다. 무대 위에 설치된 박인환존이다. 보다 가까이에서 배우들의 표정까지도 읽을 수 있다. 그러나 화면에 배경이 영상으로 송출되는데, 이것은 자칫 놓칠 수가 있다. 

 

 

 

오늘 출연한 배우들이 연극을 마치고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는 장면이다. 총 12명이 출연하여 공연을 마치었다.

 

 

 

박인환역을 맡은 박철웅 배우가 바바리코트를 입고 인사한다. 뮤지컬 배우라서인지 연기뿐만이 아니라 노래실력도 대단하다.

 

 

 

100분간의 공연이 끝나고 마지막으로 김경익 연출과 박철웅 배우가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수준 높은 관객의 송곳 질문에 친절히 답변해 주시는 김경익 연출과 박철웅 배우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다음 5월 31일 '늘근도둑이야기' 공연도 예매해 놓았다. 그날이 또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