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도산/도봉산,사패산

오랜 장마 후에 찾은 도봉산 계곡산행

불~나비 2011. 8. 5. 21:48

1. 산행 일시 : 2011년 8월 5일(금). 09:30~17:30

2. 산행코스 : 도봉동 오봉초등학교 ~방학능선~쉼터~원통사~우이암~도봉 주능선~용어천계곡~문사동 계곡~도봉탐방지원센터

3. 산행 인원 : 3명(불나비님. 뫼가람님, 산사랑님)

4. 산행 일기

   오늘은 긴 장마가 끝났나 보다. 아침부터 불볕더위가 시작된다. 이제 휴가도 막바지 성수기가 끝나갈 무렵이다. 그동안 장마 때문에 떠나지 못했던 휴가도 오늘은 맑은 날씨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산으로, 바다로, 강가로 출발할 것이다. 나도 오늘은 서울에서 가까운 곳으로 산행하기로 마음먹고 뫼가람님과 상의 끝에 도봉산 계곡으로 산행하기로 결정했다. 일단 들머리는 산행 내내 그늘이 지는 방학능선 코스로 잡았다. 뫼가람님을 만나 09시 30분부터 오봉초등학교 능선길을 오른다. 일 년 사시사철 오르던 코스지만 여름에 방학능선길은 숲이 우거져서 갈라지는 곳에서 간혹 혼동되어 알바를 한 적이 있었다. 

방학능선길을 오르다 보면 최근에 없던 것이 생겼다. 그 첫 번째가 도봉산 둘레길이다. 무수골에서 올라오는 코스, 정의공주 묘로 내려가는 코스가 방학능선길을 경유하도록 되어 있었다. 또 두 번째는 방학능선길을 조금 오르다 보면전망대하나 생겼다. 원형계단을 올라 전망대에서 탁 트인 도봉산 입구 주변을 조망할 수가 있다.

뫼가람님은 등산화는 가방에 메어두고 맨발로 등반하기 시작한다. 방학능선 코스는 코스가 완만하고 육산이기 때문에 맨발 등산도 큰 고통 없이 가능하다. 드디어 우이동에서 올라오는 코스와 방학능선길이 끝나는 지점에 다다랐다. 여기서부터  쉼터까지는 조그만 더 가면 된다. 오늘은 휴가철이라서 인지 평일인데도 산에 온 사람들이 많아 보였다. 방학능선에서 한번 쉬어가는 곳, 쉼터에 도착했다. 평상시에는 1시간 10분 20분이면 오는 거리인데, 오늘은 천천히 산행해서 인지 1시간 30분이 걸렸다. 쉼터에 앉아 산사랑님과 통화를 시도했다. 이곳을 지나면 통화가 되는 곳이 몇 안되기 때문이다. 불통지역에서는 문자로 연락을 하는데 문자도 송수신이 잘 안 되는 경우도 있어, 여기서 확실히 약속을 해야 만이 산속에서 헤매지 않고 만날 수가 있다. 산사랑님은 아직도 사무실이란다. 일이 끝난 다음에 출발하여 용어천계곡 입구에서 만나기로 하고, 우리는 느긋하게 산행을 시작한다. 쉼터에서 우이암 가는 길은 두 갈래 길이다. 한 곳은 위험한 코스라고 표기되어 있는 길이고, 하나는 원통사거쳐 오르는 길이다. 위험한 코스는 아기자기한 바위가 많이 있어 나름대로 산행하는 묘미를 즐길 수 있다. 겨울철, 또 우기철에는 조금 미끄럽겠지만 평상시에는 그렇게 난코스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산행하기 좋은 원통사길을 선택했다. 조금 내려오니 그동안 비가 많이 내려서인지 계곡에 물 흐르는 소리가 가까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벌써 계곡에 앉아 발을 적시는 사람들도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원통사 오르는 길은 작년만 해도 바위를 잡아가며, 땀 뻘뻘 흘리고 올라가는 재미가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나무계단으로 정비가 되어있어 그 옛맛을 느낄 수가 없게 되었다. 계단을 오르다 보니 무수골로 내려가는 길이 보었다. 원통사 오는 길은 도봉동에서 무수골 자현 암으로 올라오면 가장 빠른 코스이다. 원통사에 도착하여 보니 올봄에 입구에 새로 지은 원통사 종이 보인다. 1층은 원통사 들어가는 입구이고, 2층은 종을 설치해 놓았다. 절에 들어갈 때는 고개를 숙이라는 의미인지 마지막 계단을 오를 때는 고개를 숙여야 머리를 다치지 않고 들어 갈 수 있다. 날이 더운 탓에 물을 많이 먹어서, 우리는 여기 우물에서 물을 보충하고 간단하게 떡으로 요기를 했다. 또다시 짐을 챙긴 후우이암을 향해 오르기 시작했다. 원통사에서 우이암 오르는 길은 계속 경사길이다. 약 20분간 오르니 우이암에 도착했다. 우이암은 여러 개의 바위로 이루어졌나 보다. 멀리서 보아도 상징적인 우이암, 가까이서 보니 더욱더 감회가 새롭다. 우이암에서 바라보는 시내의 모습은 아주 뚜렷하게 보였다. 조망이 좋을 때는 멀리 팔당댐까지도 보인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바람 한점 없는 도봉 주능선을 타고 내려오는데, 아주 시원한 장소가 있었다. 일명 바람골이란다. 아래 계곡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바위가 삼각골을 이루어 막아주면서 시원한 바람이 부는 식사하기 좋은 명당이었다. 도봉 주능선을 따라 내려오다가 우리는 제4휴게소 푯말이 있는 곳으로 하산을 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많이 내린 비 탓에 온 계곡은 물로 넘쳐흘렀다. 계곡마다 휴가를 즐기는 등반객들로 붐비었다. 여름 산행은 피서 산행인가 보다. 우리도 용어천계곡 쪽으로 내려왔다. 용어천계곡에도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잠시 후에 용어천계곡 입구에서 산사랑님과 합류했다. 우리는 용어천계곡이 시작되는 제일 위쪽에 자리를 잡았다.   

 

예전 같으면 물이 없는 곳인데 오늘은 허리까지 물이 찼다. 장마에 쓸려내려온 나무가 계곡에 걸쳐 있었다. 우리는 이곳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더위를 식혔다.

 

 

솥아지는 작은 폭포에 몸을 적시니 마냥 즐겁기만 했다.

 

 

이 순간만큼은 세상만사 모든 것을 잊을 수가 있었다. 행복한 순간이었다.

 

 

멀리 가지 않고도 가까운 서울 근교산에서 이렇게 퐁당은 처음인 것 같다. 

 

 

용어천계곡은 초보자 암벽연습장으로도 이용이 되기도 하는데, 암벽연습장 부근은 항상 물이 고여 있어서 등반객들이 많이 쉬는 곳이다.

 

 

산사랑님은 제일 위에 쪽이 좋다고 상류에서 더위를 식혔다. 제일 끝부분에는 바위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도 있었다.

 

 

 

뫼가람님도 신났다. 마음껏 더위를 날리고 피서를 즐기고 있었다.

 

 

뫼가람과 산사랑님은 오랜 산행 친구이다. 30대 때부터 같이 산행했단다. 그때는 산행인구가 지금처럼 많지는 않았다. 

 

 

 

오랜 산행 친구 오늘은 동심으로 돌아가 마냥 즐거워한다. 같이 기념사진도 촬영한다

 

 

 

 

산사랑님도 계곡물에 퐁당 들어가 더위를 한방에 날려버린다.

 

 

나는 엄지 손가락을, 산사랑님은 두 개의 손가락을 펼쳐 보였다. 무슨 뜻이었을까?

 

 

하산길에 문사동 계곡폭포 아래에서 오늘 산행 단체사진을 지나가는 등반객에게 부탁하여 1장 건졌다.

  

 

주먹을 힘껏 쥐고 양팔을 벌려 본다. 그리고 기합을 넣는다. 야잇~~ 항상 좋은 일만 있길 기원하며.

  

 

문사동 계곡은 도봉산의 모든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의 합수점이기 때문에 물은 항상 넘쳐흐르고 깨끗하다.

 

 

오늘 함께 산행한 뫼가람님, 산사랑님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다음 산행에도 같이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