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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무에 쌓인 불기산

불~나비 2011. 8. 4. 11:36

 

1. 산행 일시 : 2011년 08월 03일(수) 11:30~17:30(6시간)

2. 산행코스 : 상천역~자갈 골 입구~우사~송전탑~잣나무 갈림길~불기산 정상~학생교육원~포회촌 마을

3. 산행 인원 : 4명(불나비, 뫼가람, 조 부장, 김 부장)

4. 산행후기

이번에는 경춘선을 이용한 서울 근교 산행을하기로 했다. 인터넷을 뒤져 가평 상천역 주변에 있는 불기산, 청우산 연계 산행을하기로 마음먹고 회원을 모집 평일 산행이 가능한 뫼가람,조 부장,김부장이 일행으로 결정되었다. 상봉역에서 10시에 출발하는 경춘선 급행열차를 탑승하고 가평에 10시 54분에 내렸다. 급행열차는 상천역에 정차하지 않기때문에 춘천역에서 상봉으로 오는 완행전철로 갈아타기 위해서 가평역에 내렸다. 가평역에서 11시 14분에 출발하는 전철을 타고 상천역에 내렸는데, 아뿔사~~폭우가 솥아지는 것이 아닌가! 뫼가람과 조부장 다시 서울로 가겠다고 내려오지를 않는다. 소나기를 맞고 산행하기에는 부담이 컸던 모양이다. 하지만 어떻게 마련한 기회인가? 결코 포기할 수 없었다. 잠시 후에 비가 그쳤다. 지나가는 소나기에 불과했던 것이다.    

 

오늘 우리가 산행할 코스의 지도이다. 상천역에서 출발하여 자갈 골 입구에서 불기산 정상을 거쳐 청우산 연계 산행 후 덕현리로 하산 청평역에서 귀경할 계획이다.

 

 

서울로 돌아가겠다는 친구들 간신히 꼬드겨 내려왔다. 산행 출발 기념으로 어느 어르신에게 부탁하여 단체사진 1장 찍었다. 중 감교를 건너 대로변 신호등을 지나 갓길로 200m쯤 올라가다가 왼쪽 산으로 접어들었다. 두 갈래 길이 있어서 하얀 집 있는 쪽으로 올라갔는데 길이 보이질 않았다. 다시 내려왔다. 조금 더 올라가 좌측 우사 쪽으로 올라갔다. 우사가 있어서인지 축사 끝나는 지점에서는 길이 없었다. 하는 수없이 숲을 헤치고 무작정 산으로 올라갔다. 이것이 오지산행의 시발점이 될 줄 누가 알았으랴!    한참을 헤집고 올라가니 능선이 보였다. 이제 그 능선을 따라 무작정 위로 등반을 시작했다. 한참을 가니 송전탑이 나왔다. 지도를 보니 코스가 맞는 것 같기도 했다. 올라오는 코스에는 산악회 리본도 가끔 1개씩 보이기도 했다. 비가 온 후라 앞은 운무에 싸여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가도 가도 끝이 없다. 아니 그런데 올라가다가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한참을 가니 앞에 산은 보이지 않고 마을이 보이는 게 아닌가? 드디어 잘못 길을 들었다고 판단하여 다시 온길로 올라갔다. 삼거리에서 아래쪽으로 내려갔다. 아니 그런데 이번에도 또 산은 보이지 않고 마을만~~~ . 또 다시 원 위치하여 온길로 가기로했다. 결국 같은 길만 3번째 가는 셈이 되었다. 온 길을 또 간다는 것은 고통이다. 이제 시간도 많이 흘러서 배도 고프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정상을 밟은 후 식사를 하려고 했는데, 지나가는 사람도 없고 앞에 더 높은 산도 보이지않고, 그렇다고 길을 아는 것도 아니고, 일단 민생고부터 해결하기로 했다. 푸짐하게 차려진 점심을 우리는 반주와 함께 맛있게 먹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배가 부르고, 술이 얼큰하니 그동안 알바했던 기억은 까마득하게 잊어 버리고 안개낀 불기산은 아름답게만 보였다.  다시금 원기를 회복하여 산행을 시작하였다. 곧장 하산하는데 이제는 아예 길이 없어졌다. 사람이 다니던 발길은 보이지않고 동물들이 파헤친 구멍만이 여기저기서 보이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동물들의 배설물까지 여러곳에 흐트러져 있었다. 없어진 길을 파헤치고 곧장 내려오는데 계곡이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넝쿨이 우거진 산쪽을 피해 계곡을 따라 계속 하산했다.

 

 

산행은 산행이고 꿩대신 닭이라고 계곡에서 퐁당하기로 했다. 길을 잃어버리고 오지산행을 한탓에 몸은 이미 엉망이 되어 있었다. 김부장 계곡에 아예 널브러져 있다.

 

 

나도 지친 몸을 회복하기위해 김부장과 함께 계곡에 퐁당 주저 앉았다. 신발도 다 젖어 포기한지 오래다. 아예 마음만큼은 편안했다.

 

 

이제는 한술 더 떠 김부장 다래 덩쿨을 붙잡고 타잔 흉내를 낸다.

 

 

계속 넘친 비로 계곡물은 넘쳐 흘렀다계곡에 있는 흙은 다 파 헤쳐져 있었다. 덩쿨만이 여기저기 흩어져 뒹굴고 있었다.  

 

 

뫼가람님 계곡에 풍덩 앉았다. 아래 부분은 안나오게 찍으라고 부탁해서 상단부만 나오게 촬영했다. ㅎㅎㅎㅎ

 

 

수마가 할퀴고간 계곡은 다래덩쿨만이 널브러져 있었다. 비록 길은 잃어 버렸지만 해가 지기전에 내려 갈수는 있겠지~~~우리는 계곡에서 시간을 보낸 후 그래도 정상은 밟아야 의미가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에 일치하여 다시 계곡 위쪽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계곡이 끝날 무렵 희미하게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길을 따라 어느정도 올랐을까. 능선이 보이기 시작했다. 능선에 오른 후 계속 정상을 향해 가는데, 또 다시 소나기가 솥아지기 시작했다. 폭우에 가려 앞이 잘 보이지가 않았다. 등반하는 길은 물길이 내려오는 계곡으로 바뀌었다. 길이 계곡으로 바뀐다는 말은 들어 보았지만 처음 경험해 보는 순간이다. 얼마나 더 올랐을까. 길을 안내하는 표지가 보였다. 불기산 0.6km 남았단다. 오늘 처음보는 길 안내표지이다. 야~~이제 정상으로 가는 길에 접어 들었구나. 내심 기뻤다. 

 

 

비가 솥아지는 가운데 불기산 정상에 도착했으나 정상석은 초라했다. 두군데 정상석이 설치 되어 있었다. 1군데는 나무로 설치 되어 있었는데 들락날락 했다.

 

 

뫼가람님 정상석 앞에서 차렸자세이다. 정상을 밟기가 이렇게 어렵다니. 다음 부터는 안내표지가 있는 코스로 등반해야 겠다고 마음 먹는 순간이다.

 

 

휴가기간중 시간을 내어 같이 산행에 동참한 내 친구 김부장도 정상석에서의 순간 만큼은 기분이 새로웠을 거라고 생각 된다.

 

조부장도 주먹을 불끈쥐고 화이팅을 외쳐본다. 주먹쥐고 사진찍는 모습은 조부장 트레이드 마크이다. 다음번에는 다른 걸로 좀 바꿔 주세요, 다양하게~~~ㅎㅎㅎㅎ

 

 

나도 얼마나 반가운지 정상석에 내 모자를 씌어 주었다. 땀과 비로 옷은 다 젖어있는 상태다. 배낭만 젖지않게 씌워주었을 뿐 다른것은 물에 흠뻑 젖은 상태이다. 

 

 

오늘 산행 청우산까지 연계산행하기로 했는데 갑자기 내린 폭우와 함께 시간이 많이 된것 같아  여기서 학생교육원 쪽으로 하산하기로 한다. 학생교육원 까지는 2.9km라고 표기되어 있다. 학생교육원 쪽으로 내려오는 길은 비교적 내리막길로 어려움이 없었으나, 중간에 송전탑 설치공사를 하고 있어 길이 없어졌다. 질퍽한 길을 내려와 간신히 길을 찾아 하산 하는데 본원이라는 표지가 보여 그쪽 방면으로 하산했다. 산을 빙 둘러 s자 모양으로 하산을 하고 보니 영어 교육원이 보였다.

 

 

영어교육원 아래 계곡에서 지친 몸을 간단히 씻고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왔다. 1km정도 내려오는 길에 상추 비닐하우스도 보였고, 길가에 아름답게 꽃들도 피어 있었다.

 

 

우리는 이 곳 정류장에서 청량리 가는 좌석 버스를 타고 청평터미날에 내려 청평역에서 환승하여 상봉역에 도착하였다. 오늘 산행은 길안내표지 하나 없는 곳으로 진입하여 처음부터 꼬인 산행이었다. 그런데 같이 산행한 뫼가람, 조부장, 김부장 모두 즐거운 오지산행이었다고 한다. 나도 처음에는 걱정했는데 정상을 밟고보니 그런데로 추억에 남을 만한 산행이었다고 생각한다. 오늘의 교훈-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로 들머리를 잡아 고생하지 말자. 같이 산행한 친구들 오늘 즐거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한 가정 이루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