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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보산에서 해룡산까지 산행후 오지재고개로 하산하다

불~나비 2021. 9. 23. 09:41

오늘(2021년 9월 22일-수)은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이다. 아침에 가우리님한테 산에 가자고 전화가 왔다. 나는 흔쾌히 수락 후 어디를 갈까, 망설이다가 해룡산에 가기로 결정하였다. 가우리 님하고 지하철 1호선 덕계역에서 만나기로 하고 집을 나선다. 덕계역에서 700번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는데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을 만났다. 서로 쳐다만 보고 있는데 가우리님이 먼저 아는 체를 하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옛날에 같이 근무한 동료직원이었다. 옥정으로 이사온지 6개월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옥정 신도시에 상가도 하나 분양받았다고 했다.  모두들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다. 그 친구와 헤어지고 나와 가우리님은 700번 버스 종점에서 내렸다. 

 

버스 종점에 내리자 바로 앞에 회암사지박물관이 보인다. 우리는 회암사지박물관 앞에서 산행을 출발한다.

 

양주 회암사지박물관 앞 잔디광장은 주변이 잘 조성되어있어 가족단위 소풍을 와도 좋을 것 같았다. 고려 말 전국 사찰의 총본산이었고 조선 초기 최대 왕실 사찰이던 회암사 터에 세워진 양주시에서 건립한 양주시립 화암사지 박물관은 회암사지터에서 출토 된 유물들을 보관,연구하여 전시를 통해 다음세대에 교육하고자 건립한 역사유물 박물관이다. 현재도 발굴이 진행중인 회암사는 대규모일 뿐만 아니라 궁궐과 닮은 건축 방식이 특징이다. 

 

널따란 잔디공원에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준다. 하늘은 푸르고 상쾌한 아침이다.

 

양주 회암사지는 1997년 시굴조사를 시작으로 2015년까지 12차에 걸친 발굴조사를 통해 일반 사찰과는 다른 궁궐건축의 구조나 방식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또한, 궁궐에서 사용하던 청기와, 용두, 잡상 등의 기와류 등 다양한 왕실관련 유물들이 출토되어 회암사지박물관에 보존하고 있다고 한다.

 

회암사지터에 있는 부도탑이다. 회암사지 부도탑은 조선시대 부도 양식으로 건립된 사리탑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조형물이다. 그리고 기단부의 각 층 대석에 표현된 문양과 표현 기법들이 궁궐이나 왕릉에 활용된 석물들과 닮아 있어 주목된다. 이러한 점은 이 부도탑이 건립될 때 왕실과 관련이 있거나 중앙 관아에 소속된 장인들에 의하여 설계와 시공이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와 같이 조선시대에는 왕실과 관련된 역사일 경우 그 성격을 불문하고 같은 장인들이 파견되었음을 엿볼 수 있게 한다.

 

회암사 들어가는 입구에서 우리는 회암사 방향이 아닌 우측으로 들어간다. 이 길은 곧바로 정상으로 올라가는 등산로이다.

 

한참 오르다보니 사방이 확 트인 전망대가 나타났다. 옥정 신도시의 모습이다. 여기저기서 아파트를 새로 건설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드디어 첫번재 산행지 천보산 정상에 올랐다. 천보산 정상은 2개소에 있다. 하나는 이곳에 설치되어있고 하나는 녹양역에서 올라가면 빡빡이산 꼭대기 통신탑을 정상이라고 한다.

 

가우리님도 폼을 잡고 인증숏을 한다.

 

이곳은 포천 송우리 방향이다.

 

이곳은 양주 옥정 방향이다. 허허벌판에서 금세 몇 년 사이에 아파트 숲으로 탈바꿈하였다.

 

정상을 뒤로하고 장림고개 방향으로 출발한다. 장림고개로 가는 능선에 웅덩이처럼 깊이 파인 곳이 많이 보였다. 가우리님이 이게 무슨 웅덩이냐고 물어본다. 그래서 나는 이 곳은 6.25때 접전지로 국군유해발굴단이 유해를 발굴한 흔적일거라고 지레짐작 아는체를 하였다. 가우리님도 그러냐고 끄덕 끄덕하였다.

 

10여분 진행하다보면 갈림길이 나타난다. 칠봉산 방향은 직진이고 해룡 산방 향은 우측으로 내려가야 한다. 그런데 플래카드에 쓰인 글을 한번 읽어보자.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은 60여 년 전 선배 전우들이 목숨 걸고 오르내린 전투현장입니다". 방금전에 내가 했던 말이 사실로 확인이 되는 순간이다. 지금은 바람소리밖에 들리지 않지만 우리 선배 전우들의 애환이 담긴 현장을 우리가 걷고 있는 것이다.

 

천보산 자연휴양림 방향으로 내려간다. 우리는 준비한 김밥을 먹고 가기로 한다. 오늘은 지나가는 사람 한사람 보이지 않는 한적한 산행이다. 

 

계속되는 내리막 하산길을 내려오니 임도가 시작된다. 산악자전거 MTB길과 등산로가 갈리는 곳이었다.

 

우리는 해룡산 정상방향으로 올라간다. 비가 오려나, 바람이 세게 불어댄다. 내가 가장 듣기 좋아하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걸어간다. 나뭇잎이 펄럭인다. 즐거운 산행길이다.

 

이제 정상까지는 1.2km 남았다. 계속되는 오르막 구간이다.

 

오르막 등로상에서 노루 궁뎅이 버섯을 만났다. 참나무에 달라붙어 높이 있어서 누가 따 가지도 못하고 오래도 버티었다. 가우리님이 사진으로라도 찍어 두겠다고 나섯다. 오늘은 그림의 떡이다. 노루 궁뎅이 버섯의 주된 특징은 뛰어난 기능성 효과다. 대부분의 버섯에는 활성 다당이 최대 2종류에 그치나 노루 궁뎅이 버섯은 5종류의 활성 다당을 함유해 탁월한 항암효과를 발휘한다. 위벽을 둘러싼 혈관을 강화시켜 소화기 질환에도 좋으며, 최근에는 치매 예방과 당뇨병 개선에도 좋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고 한다.

 

이제 해룡산 정상이 1.0km 남은 지점이다. 이 곳은 포천 가산면으로 하산하는 갈림길이다.

 

정상 0.3km 안내표지가 보이는 곳에서 주변의 군부대를 빙글빙글 돌아 오늘의 2번째 목적지 해룡산에 도착했다. 

 

해룡산은 약 2천 년 전 큰 홍수로 인하여 산에 살던 이무기가 용이되어 승천한 데서 해룡산이라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해룡산에서 임도를따라 내려가면 오지재 고개를 만날 수 있다. 오지재 고개에서 왕방산으로 곧장 오르는 길이 나온다.

 

해룡산 정상에 설치된 이무기 용의 모습이다.

 

우리는 오지재고개방향으로 하산을 하기로 했다. 오지재 고개로 가는 길은 임도와 만났다. 임도를 따라 내려가니 왕방산에 오르는 등산로가 나왔다. 커다란 도로가 나오고 오지재 고개가 포천과 동두천의 경계선인 듯하였다.

 

 

 

 

 

이곳이 오지재 고개이다. 우리는 앱을 이용해 버스노선을 검색해 보았다. 그런데 아무리 보아도 오지재 고개로 오는 버스는 없었다. 인근 주민에게 물어보니 여기까지 버스가 올라오지 않는다고 한다. 약 25분 걸어서 내려가면 버스정류장이 나온다고 알려주었다. 

 

우리는 그 주민의 말대로 포장도로를 걸어서 내려갔다. 한참을 기다린 후에 50번 버스가 도착하였다. 우리는 버스를 타고 동두천 중앙역으로 왔다. 오늘도 가우리님과 함께 한 산행,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