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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알프스 1무1박3일 산행(1일차)

불~나비 2022. 4. 4. 14:46

영남알프스 1일 차 산행(갈월산, 신불산, 영축산, 재약산, 천왕산)

1. 산행 일자 : 2022년 4월 2일(토)

2. 산행시간 : 03시 50분~17시 50분(14시간)

3. 산행 인원 : 3명(불나비, 보스턴, 배*창)

4. 산행코스 

  - 1차(배내고개~배내봉~간월산~신불산~영축산~청수골)

  - 2차(얼음골 주차장~케이블 카탑승~케이블카 상단~샘물 산장~재약산~천왕산~샘물 산장~케이블 카탑승~얼음골 주차장)

 

오늘(2022년 4월 1일-금)은 밤 10시에 신이문역에서 보스턴님을 만나 화성으로 친구를 만나러 간다.  밤 11시가 조금 넘어 친구의 집에 도착했다. 우리는 그곳에서 영남알프스 산행을 하러 출발한다. 무박산행은 힘든 일정임에는 틀림없다. 그래도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무박산행을 하는데, 무박산행을 하면 이틀 동안에 7 산을 탈 수가 있다. 그런데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영남알프스 산행을 주관하는 울주군에서 앱을 개발하여 1일 3 산만을 인증 받도록 한 것이다. 그러니 오늘 5산을 산행을 해도 3산만 인증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지 알았다면 1박 2일 산행을 할 텐데,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하다. 그건 그렇다고 치고 오늘 오는 동안 보스턴은 앱을 미리 깔았고, 나와 *창이 친구는 컴맹이라 앱을 끝내 깔지 못했다. 확실히 우리는 시들어가는 세대라 신세대 문명을 따라가지 못함을 실감할 수 있었다. 

우리가 탄 차는 달리고 달려 배내터널을 지나, 배내고개 주차장(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이천리 산142번지)에 도착했다.

 

배내터널 앞에 있는 배내봉 들머리이다. 배내봉 들머리에서 우리의 1차 목적지 배내봉을 향해 어둠을 뚫고 걸어간다. 오르는 길에 약수터도 보인다. 약수터에서 샘물이 졸졸졸 흘러내리고 있었다. 새벽녘이라서인지 바람이 차갑다. 장갑을 끼었는데도 손이 시럽기만 하다.  

 

한참을 오르다 보니 배내봉에 도착했다. 배내봉은 영남알프스 인증지가 아니라서 그냥 스쳐가는 곳이기도 하다.

 

밀양 방면 야경이다. 하늘에는 별빛이 반짝이고 산 아랫마을에는 아주 멋진 야경을 한꺼번에 보는 행복한 순간이다. 이런 모습은 산을 올라와야만 볼 수 있다.  

 

배내고개에서 배내봉까지는 1.4km이고, 간월산까지는 2.6km 거리이다. 어둠 속을 렌턴 하나에 의지한채 산행 속도를 내어 본다. 산을 잘 타는 보스턴과 *창이 친구도 내가 달리는 속도를 쫓아오지 못했다. 나에게는 최신 해드렌턴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친구들도 다음에는 내가 가진 해드렌턴을 하나 사야겠다고 부러워한다. 

 

'배내고개 오두메기'라는 이름을 지닌 이 고개가 품고 있는 사연이 눈물겹다. '오두메기'는 상북 거리오담(간창, 거리 하동, 지곡, 대문동, 방갓)에서 오두산(鰲頭山) 기슭을 감고 돌아 배내고개를 잇는 우마고도를 이르는 말이다. 배내고개는 일명 '장구만디*'로도 불리는데, 제대로 된 길조차 없던 시절에 기러기처럼 사시사철 어딘가를 떠도는 장사꾼들이 근동에서 가장 큰 장터인 언양장으로 가자면 반드시 넘어야 했던 고개라고 한다. 등에 진 짐들도 버거운데, 소까지 몰고 이 고개를 넘어간다고? 상상만으로도 숨이 차다.

 

간월산 부근에 다다르자 동쪽에서 태양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우리는 간월산에서 해돋이를 보기 위해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어느덧 간월산 정상에 도착했다. 

 

이제 태양도 얼굴을 내밀며 동쪽 하늘에서 떠오른다.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오늘도 안전산행을 기원해본다. 이런 멋진 모습을 중간중간에 선사해주는 자연이 고맙기만 하다.

 

간월산을 뒤로하고 간월재로 하산하면서 볼 수 있는 규화목이다.

 

어쩜 이렇게 나이테가 선명하게 보이는지 그저 감탄할 뿐이다.

 

간월재 휴게소에 도착했다. 간월재 휴게소는 오픈 시간이 10시이다. 작년 가을에 왔을 때는 이곳에서 생수를 사기 위해 30분을 줄지어 기다렸던 적이 있다. 우리는 이곳에서 준비한 빵으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였다. 

 

간월재에는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매번 붐비는 모습만 보다가 오늘 이렇게 한가한 모습을 보니 허전한 마음이 들기도 하다.

 

수년 전에 왔을 때는 이곳 간월재에서 축제가 열렸었는데, 요즘은 코로나로 인해 이곳에서도 축제를 열지는 않는다고 한다. 우리는 또 다시 힘을 내어 신불산을 오른다.

 

시인 최병암 님의 신불산 간월재에 대한 시를 기록해 놓았다. 혹시 폭염에 지친 여름날 세상살이가 힘들거든 이곳 간월재에 올라와 억새밭에 너울대는 모습을 보고 잊으라고 한다.

 

신불산에 오르면서 바라다 본 간월재의 모습이다.  

 

간월재에서 한발 한발 걷다 보면 어느덧 신불산에 도착한다. 신불산 정상석의 모습이다. 작년 가을에 왔을 때는 이곳에서 30분간 줄을 서서 인증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오늘은 이른 시간이라서 인지 등산객의 모습이 많이 보이지는 않았다.  

 

억새가 출렁이는 신불평원의 자태를 한눈에 볼수있는 신불산 정상이다. 오늘은 우리 친구들과 함께 하늘억새길을 따라 걸어가 본다. 보스톤님은 100대명산할때 신불산에 오르기 위해 공룡능선을 타고 올라왔다고 무용담을 털어 놓기 시작한다. 

 

신불산을 벗어나 신불산 쉼터 방향으로 간다. 보스톤님의 무용담을 듣다보니 어느덧 신불산 쉼터가 나타난다.

 

신불산 하늘억새길 쉼터에서 우리 일행은 잠시 쉬어 가기로 한다. 이 곳에서 영축산을 안타고 곧바로 신불산휴양림으로 내려 갈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영축산으로 올라간다. 한참을 걷다보니, 가까이 영축산 정상이 조망된다.

 

영축산을 배경으로 보스턴님과 *창이 친구가 환하게 미소 짓는다. 이 시간이 세상사 모든것을 잊을수 있는,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한다.

 

영남알프스 억새나라 신불평원 단조성이다. 단조성은 신라시대 때 축조된 것으로, 임진왜란 당시 의병들이 왜군의 북상을 저지하던 곳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현재는 무너진 돌무더기만 남아 성벽의 일부만 볼 수 있다. 단조성터를 지나면 고산늪지와 억새군락지가 보이기 시작하고, 이내 ‘영축산 1.2km’이정표를 만난다. 이 지점은 꽤 넓은 공터로 펼쳐지면서 오른편으로 영축산 정상이 보이는데, 정상석까지 눈에 보이니 그리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드디어 오늘 1코스의 마지막 목적지 영축산에 도착했다. 정상석에서 어느 젊은 산우님은 드론을 날리고 있었다. 드론으로 사진을 촬영하는 듯하다. 

 

해발 1,081m인 영축산은 경관이 수려하여 영남알프스라 불리며 일명 취서산이기도 하다. 이 산은 가지산에서 남쪽으로 뻗은 줄기가 능동산에 이르러 두 줄기로 갈라진다. 남서진하는 줄기는 밀양의 천황산에서 제약산으로 이어지고, 동쪽으로 내려와 배내고개를 건너서 남진하는 줄기는 간월산, 신불산을 지난다. 특히 영축산의 첫머리과 연결된 광활한 능선은 억새밭의 천국을 이루고 있다. 산 아래 뻗어있는 계곡은 통도사 주변 암자와 연결되어 있어 산책하기 좋은 코스이기도 하다. 

 

영축산 정상석을 뒤로하고 우리는 청수골 방향 신불산 휴양림으로 하산을 한다. 중간지점에는 신불산으로 올라가는 길도 있었다. 하염없이 긴 코스, 하산하는 동안 계곡에는 맑은 물이 콸콸콸 흐르고 있었다.  

 

이제 휴양림에 도착했다. 신불산 정상까지는 4.7km라고 한다.

 

우리는 이곳에서 배내고개로 가는 택시를 불렀다. 이제 신불산 휴양림 방향 임도를 따라간다.

 

이곳 신불산 휴양림 하단에서 상단까지는 2.3km힐링코스라고 한다. 신불산휴양림 이용객들이 자주 이용하는 코스인 듯 하다.

 

계곡에 핀 진달래꽃이 흐르는 물줄기와 어울려 아름답기만 하다.

 

우리는 계곡을 따라 걸어간다. 청수골에 다다르자 곧이어 도착한 택시를 타고 우리는 배내고개로 간다. 배내고개에서 우리가 주차해 놓은 차를 이용하여 얼음골 케이블카 승강장으로 이동한다. 

 

케이블카 승강장에는 13시 45분에 도착하여 곧바로 14시에 출발하는 케이블카를 타고 상단으로 올라간다. 

 

케이블카 승강장의 모습이 보인다. 건너편은 백운산이다. 백운산 정상 부근의 하얀 모습을 자세히 보면 호랑이가 웅크리고 앉아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는 15분 정도 탑승한 후 상단 탑승장에 도착했다. 곧바로 데크를 따라 걷다 보니 샘물 산장이 나타났다. 

 

샘물산장 옆길을 따라 재약산 방향으로 걸어간다.  이곳 갈림길에서 우리는 재약산에 먼저 갔다 오기로 한다.

 

재약산으로 가는 길에 보이는 휴식처이다. 이곳에서 등산객들이 야영을 하기도 한다. 

 

영남알프스 하늘 억새길이다. 가을에는 억새가 멋진 곳이기도 하다.

 

하늘 억새길을 따라 올라오다 보면 재약산 가는 길이 그리 만만하지는 않다. 돌고 돌아 재약산 정상에 도착했다. 재약산 정상에는 영남알프스 앱으로 인증받으려는 산우님들이 많이 보였다. 

 

천년고찰 표충사 뒤에 우뚝 솟은 재약산은 영남알프스 산군 중 하나로 사자평 억새와 습지를 한 눈에 볼 수 있으며, 산세가 부드러워 가족 및 친구들과 가볍게 산행 할 수 있는 아름다운 명산이다. 인근에 얼음골, 호박소, 표충사, 층층폭포, 금강폭포 등 수많은 명소를 지니고 있으며, 수미봉, 사자봉, 능동산, 신불산, 취서산으로 이어지는 억새능선길은 가을 산행의 멋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힐링 길이다.

 

정상석 아래에 있는 전망대이다. 예전에는 케이블카를 놓쳐서 표충사로 내려가서 택시를 이용하여 케이블카 승강장으로 간 적이 있다. 그때 이곳에서 표충사까지 걸어간 걸 생각하면 지금도 끔찍하다. 죽전마을은 전망대에서 앞에 보이는 방향이다. 우리는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 천황산(사자봉)을 향해 간다. 케이블카 마지막 운행시간은 17시 50분이다. 우리는 케이블카 시간에 맞추어 산행을 하기로 한다.

 

오늘의 마지막 산행지 천황산에 도착했다. 천황산에서는 주변의 산들이 모두 조망되었다.

 

높이 1,189m의 천황산은 산세가 부드러우면서도 정상 일대에는 거대한 암벽을 갖추고 있어 험해 보이기도 한다. 남쪽 5km 부근에 솟아 있는 재약산과 맥이 이어져 있다. 천황산은 산세가 수려하여 삼남금강이라 부르며, 인근 일대의 해발고도 1,000m 이상의 준봉들로 이루어진 영남알프스 산군에 속하는 산이다. 산세는 부드러운 편이나 정상 일대에는 거대한 암벽을 갖추고 있다. 수미봉·사자봉·능동산·신불산·취서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드넓은 억새평원으로 가을철 환상적인 억새물결이 장관을 이루는 명소이기도 하다.

 

천황산에서 조망되는 주변의 산들을 표시해 놓았다. 오른쪽으로 석남터널,능동산이 보인다.

 

우리는 케이블카 이용시간이 많이 남아 이곳 샘물산장에서 두부에 막걸리 한잔 하고 가기로 한다. 두부는 만오천원, 막걸리는 한병에 육천원이다. 그런데 이 곳 두부는 간장에 찍어 먹으니 진짜 맛있었다.

 

우리는 샘물산장에서 나와 케이블카 승강장으로 간다. 이 곳 샘물산장에서 능동산까지는 3.5km이다. 보스톤님이 산행내내 노래를 불렀던 능동산은 다음으로 미루고 우리는 하산을 한다. 샘물산장에서 승강장까지는 15분거리이다. 우리는 상단 승강장에 도착하여 17시 50분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갔다. 우리는 또 다시 이 곳 얼음골을 출발하여 숙소로 간다. 숙소 주변 식당에서 맛있는 아귀찜으로 술잔을 기울이며 저녁 식사를 한다. 오늘 하루도 새벽부터 장장 14시간, 힘든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