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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무1박3일 영남알프스 7산 산행

불~나비 2021. 10. 11. 09:24

영남알프스 산행 1일 차

한반도의 남동단인 영남지방에 해발 1000m가 넘는 고헌산, 가지산, 운문산, 천황산,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등의 준봉이 일대 산군을 이루며 솟아 있는데 이 산군을 유럽의 알프스와 버금간다는 뜻에서 영남알프스라고 한다. 간월산은 영남알프스 주능선에 위치해 있는 봉우리로 신불산 북쪽의 준봉으로서 "영남알프스"의 일부분을 구성하고 있으며 종주 코스에서 빠지지 않는 곳이다. 신불평원은 분명 장관이다. 얼핏 역광에 반사돼 찬란한 금빛 억새만을 연상하겠지만, 초록으로 장관을 이루고 있는 모습 또한 일품이다. 파란 물감을 쏟아부은 듯한 높은 가을 하늘과 억새평원, 여기에다 장쾌한 조망 적어도 이 시기만큼은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의 일등 산행지이다. 오늘은 산행 1일 차로 운문산, 가지산, 천황산, 재약산에 오르기로 한다. 

 오늘(2021년 10월 9일-토) 내가 산행한 코스이다.  석골사~운문산~가지산~중봉~능동산~샘물 산장~천황산~재약산~죽전마을(30km)로 하산하였다.

 

 우리를 태운 버스는 새벽녘 03시 50분에 석골사 진입로 들머리에 도착하였다.  도착지에 내려 산행 준비를 마치고 임진왜란 유적 기념비를 통과하는 도로 방향으로 진행한다. 새벽바람을 가로질러 걸어간다. 도로 옆에는 사과나무 농장, 과일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이쪽 밀양에도 얼음골을 비롯하여 사과가 유명한 것 같았다.

 

얼마를 걸어갔을까? 석골사가 보인다. 석골사 옆에는 약수터도 있었다. 산객들 모두 모여 약수를 한 모금씩 마시고 지나간다.

 

상운암 가는 길이다. 상운암을 거쳐서 운문산에 오른다. 상운암으로 가는 길은 온통 너덜길이었다. 너덜길 따라 선행자의 불빛 따라 걷다 보니 암자에 도착했다. 

 

먼저 암자 입구에 약수터가 있었다. 졸졸졸 흘러나오는 약수을 먼저 온 산우님들이 마시고 있었다. 나도 약숫물 한 모금 마시고 암자에 들어가 본다. 7년 전 10월에 이 코스로 왔을 때도 이곳에 들린적이 있었다. 그때도 지금처럼 이곳에 도착하니 날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암자에는 스님이 일찍 일어나서 일을하고 있었다. 우리가 다가가니 이 곳에 와서 조망을 안 보고 가면 후회할 거라고 했다. 

 

상운암 암자에서 바라다 보이는 조망이다. 안개가 산 중턱에 걸쳐있다. 바람이 불면 서서히 이동한다. 한동안 조망에 심취해있다가 얼른 돌아선다.

 

상운암의 아침 풍경이다. 예전 그대로의 모습이다. 나는 상운암에서 나와 정상을 향하여 바삐 서두른다. 오늘 산행을 해지기 전에 마쳐야 한다는 생각이 문득 떠오른다. 예전 7년 전에 같은 코스로 산행할 때 하산 지점에서 고생했던 게 갑자기 소환되어 떠오른다.

 

첫 번째 산행지 운문산에 도착했다. 영남알프스 산군 중 경관이 가장 아름답다는 운문산은 영남 7 산의 하나인 명산으로 웅장한 암봉과, 기암괴석, 울창한 수풀이 심산유곡을 이루고 있다. 거찰 운문사와 폭포로 이어지는 학심이골 계곡이 있고 남쪽에는 석골사를 중심으로 한 사운 암 계곡과 호박소를 중심으로 한 쇠정골 계곡, 그리고 찌는 듯이 더운 복중에 얼음이 어는 2군데의 얼음골이 있다. 동쪽으로는 유명한 석남사가 있다.

 

운문산을 뒤로하고 가지산으로 출발한다. 운문산에서 가지산으로 가는 길은 한없이 내리막길이었다. 이곳이 가지산으로 오르기 시작하는 아랫 재이다. 나는 아랫재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아랫재에서 가지산까지는 계속 오르막길이다. 오르막길이 끝나고 헬기장에서 가지산 정상에 꽂힌 태극기가 보여야 하는데, 오늘은 안개가 짙게 끼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드디어 가지산 정상에 올랐다. 이곳이 가지 산장이다. 나는 이곳에서 부족한 물을 보충했다. 

 

나의 두 번째 목적지 가지산에 도착했다. 안개에 갇혀 조망이 좋지 않다. 가지산과 운문산은 경상남북도의 경계지역으로 가지산이 이러한 산군 중에서 가장 높다. 가지산에는 곳곳에 바위봉과 억새밭이 어우러져 운문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로 능선을 따라 종주할 수 있다. 가을이면 석남고개에서 정상에 이르는 억새밭이 장관을 이루고, 기암괴석과 쌀바위는 등산객의 눈길을 이끈다. 가지산 정상 주변에는 암릉이 많다. 나무가 별로 없는 대신 시야가 훤하게 트인다. 바로 앞에 있는 듯한 백운산, 호박처럼 생겼다는 연못 호박소가 있다.

 

나는 올해 2월 말쯤에 친구들하고 같이 왔을 때는 석남터널로 내려가 택시를 타고 얼음골 케이블카 승강장으로 가서 케이블카를 타고 천황산과 재약산에 올랐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오늘은 능동산 방향으로 걸어가기로 한다. 이곳에서 능동산까지는 3.9km라고 한다. 

 

이제 능동산에 도착했다. 능동산은 석남재에서 천황산에 뻗은 산줄기의 중간지점에 우뚝 솟아 있는 산이며, 언양에서 얼음골로 넘어가는 도로가 개통되기 전에는 주변의 산세 속에서 아주 깊이 묻혀 있었던 산이었다. 특히 이 산에서 천황산과 배내봉 방향의 능선이 갈라지고 있으므로 영남알프스 종주길에 반드시 거치게 되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능동산 아래 쇠점골 약수터가 보인다. 영남알프스 구간은 중간중간 물을 공급할 수 있는 곳이 더러 있었다.

 

능동산에서 임도길을 걸어 산객들의 충전소 샘물 산장에 도착했다. 우리 일행은 샘물 산장에서 막걸리 한잔에 목을 축였다. 

 

샘물 산장을 뒤로하고 우리는 천황산으로 간다. 천황산 가는 길은 잘 정비되어 걷기 좋은 길이었다.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대니 억새밭이 춤을 춘다. 

 

천황산 정상에서 보이는 빨간 지붕이 샘물 산장이다. 

 

오늘의 세 번째 목적지 천황산에 도착했다. 천황산은 산세는 부드러운 편이나 정상 일대에는 거대한 암벽을 갖추고 있다. 수미봉·사자봉·능동산·신불산·취서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드넓은 억새평원으로서 사자평 고원지대라고 부르는데, 일대는 해발고도가 800m에 달해 목장으로 개발되어 있다. 서쪽 산기슭에 있는 유명한 대찰인 표충사를 비롯하여, 높이 20m의 폭포 2개가 연이어 있는 칭칭 폭포, 무지개가 걸리는 높이 25m의 금강폭포 등 명소가 있다. 천황산의 북쪽 사면에는 가마 볼·호박소 등의 명소 외에 단열 냉각에 의한 물리적 현상으로 여름에도 골짜기에 얼음이 어는 얼음골이 있다.

 

천황산 정상의 모습이다. 널찍한 곳으로 사방팔방 조망이 좋다.

 

이제 천황산 산행을 마치고 오늘의 마지막 산행지 재약산으로 향한다. 

 

재약산 가는 길은 나무데크 계단으로 잘 정비되어 있었다. 시야가 확 트여 멀리까지도 조망이 되는 길이다.

 

재약산 가는 길에 억새밭 한가운데 비박하는 산객들이 텐트를 쳐놓고 쉬고 있었다.  

 

오늘 네 번째 산행지 재약산에 도착했다. 재약산은 산세가 부드럽다. 또한  얼음골, 표충사, 층층폭포, 금강폭포 등 수많은 명소를 지니고 있다. 재약산 아래 대찰 표충사가 있고, 영축산으로 넘어가면 통도사, 가지산을 넘으면 석남사, 운문산을 넘으면 운문사가 있다. 그래서 예부터 이 일대의 산길은 아무리 험준해도 산승의 표연한 모습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재약산을 마지막으로 오늘 1일 차 산행은 끝이다. 이제 죽전마을로 가는 길만 남았다. 그러나 죽전마을로 가는 길은 만만치 않았다. 처음 구간은 평지길을 걷다가 조금 오르막이 시작되는가 싶더니 죽전마을 내려가는 길 안내표지가 보인다. 그런데 이곳부터 하산 지점까지 시종일관 내리막길이었다. 내리막길은 S자모 양으로 지그재그식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7년 전에 하산할 때는 어두컴컴해서 잘 몰랐는데, 오늘 이 길을 걷노라니 어느 산객의 말이 떠 올랐다. 하산길 거리는 1.5km인데 마치 3.0km 걷는 기분이 들것이라고 했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오늘도 여지없이 캄캄한 밤이 되었다. 우리 일행은 포장도로를 걸어 엘리시아 펜션에 도착했다. 우리가 하산한 시간은 18시 30분이다. 총 소요시간은 14시간 40분이 걸렸다. 

 

영남알프스 2일 차 

오늘(2021년 10월 10일-일)은 영남알프스 산행 2일 차이다. 엘리시아 펜션에서 준비한 김밥을 챙겨 들고 아침 일찍 5시 50분에 출발한다. 오늘은 식수를 공급할 수 있는 장소가 간월재 매점뿐이라서 생수도 단단히 준비하고 청수골 산장 방향 들머리로 출발한다. 산장으로 들어가는 다리를 건너 들머리를 찾았으나 찾을 수가 없어서 잠시 기다리니 어느 젊은 산객이 나타난다. 가는 길을 아느냐고 물어보니 따라오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 일행은 그 산객을 따라 오르기 시작했다. 잠시 후 등산로를 알려주는 화살표를 발견하고 올라가니 끝도 없는 능선길로 계속 오르막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청수좌골로 진입하여 계곡을 따라 올라야 하는데, 우리는 청수 중앙 능선을 따라 올라갔던것이었다. 청수중앙능선 바로 아래에는 청수우골이 있었다.  

청수중앙능선을 따라 올라간 후 채 이등에 도착하니 바로 옆에 등산로 통행제한 푯말이 보였다. 계곡으로 통행을 제한해 놓은 곳이었다.

 

지금까지 3시간이 더 지났는데 아직도 정상이 2.0km 남았다. 

 

암릉구간을 거쳐 한참 더 오르니 함박 등에 도착했다.

 

등산로에 붙어있는 리본을 보며 계속 앞으로 진행한다.

 

가는 도중 운해를 발견했다. 구름이 산 중턱에 걸쳐있다. 비록 힘들지만 조망은 최고였다.

 

겹겹이 쌓인 천 고지 산들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인다.

 

드디어 오늘의 첫 번째 산행지 영축산 정상에 도착했다. 출발부터 4시간 30분이 걸렸다.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겼다. 우리 일행은 이때부터 빨리 서두르기 시작한다. 

 

영축산은 우리나라 3대 사찰의 하나인 통도사가 있는 산이다. 일명 영취산이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신령스러운 독수리가 살고 있다는 뜻이며, 통도사 일주문에도 영취산 통도사로 쓰여 있다. 영축산은 병풍처럼 둘러싸인 기암괴석과 고사목, 노송이 우거져 있다. 

 

영축산에서 신불산으로 가는 길이다.

 

아주 걷기 좋은 길을 따라 걸어간다. 

 

올해는 억새가 볼품이 없다고 산객들이 지나가면서 한 마디씩 한다.

 

활짝 핀 억새 평전이다.

 

신불재가 보인다. 이곳은 산객들의 쉼터이다.

 

신불재에서 잠시 올라오니 오늘의 2번째 목적지 신불산에 도착했다. 그런데 아뿔싸, 기다랗게 줄을 서있지 않는가! 모두들 우리와 똑같은 마음으로 줄을 서서 인증숏을 하려고 하는 것이다. 우리는 약 30분은 기다려서 간신히 인증을 하였다. 신불산은 바로 간월산의 주능선이 남하하면서 신불산과 영축산을 이어 나간다. 단풍과 함께 가을의 낭만을 장식하는 것이 억새이다. 영남알프스 하면 억새가 떠오를 정도로 억새명산이다. 그중 신불산에서 영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1시간 거리인 신불평원은 전국 최대 억새평원이다. 간월산 간월재, 신불산, 영축산으로 이어지는 광활하게 펼쳐지는 억새밭의 장관은 다른 산에서 찾아보기 힘든 경관이다. 

 

신불산을 뒤로하고 곧바로 간월재로 향한다. 간월재에서 매점에 물을 사려고 또다시 줄을 선다. 그러나 이 줄도 만만치가 않다. 20분 이상 줄을 선 끝에 간신히 생수를 공급받는다. 그동안  우리 일행은 점심도 못 먹고 열심히 걸었다. 이제야 허겁지겁 준비한 김밥으로 배고픔을 달랜다. 물을 들이켤 시간도 없이 또다시 출발한다. 

 

잠시 오르막길을 걸어 만나게 되는 간월산 정상이다. 오늘의 마지막 인증 장소이다. 이번 1 무 1박 3일의 마지막 장소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곳도 여지없이 기다랗게 줄이 이어져있었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이곳에서도 20여분을 기다린 끝에 인증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고맙게도 우리가 시간에 쫒긴 다고 하니까 부산에서 오셨다는 분들이 양보를 해줘서 수분은 단축시킬 수 있었다. 고마울 따름이다.  

 

이제 간월산에서 배내봉을 향해 걸어간다. 한참 가다가 시간을 보니 13시 30분이 지나가고 있었다. 간월산에서 배내봉을 거쳐 배내고개까지 우리 일행은 달리고 달려서 하산을 하였다. 배내고개에 도착하여 주차장까지 간 다음에 시간을 보니 15시 10분이다. 약속시간보다 10분 늦게 도착하였다. 우리가 꼴치였다. 총 소요시간은 9시간 20분이 걸렸다. 우리가 도착하여 버스에 탑승하자, 버스는 곧바로 서울을 향하여 출발한다. 이틀 연속 죽도록 고생한 산행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