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021년 9월 4일-토)은 무박산행에 나선다. 신이문역에서 11시 40분에 출발하여 두타산 무릉계곡 주차장을 향하여 달린다. 무릉계곡 주차장에 도착하자 3시가 조금 넘었다. 우리는 산행 준비를 하고 3시 20분에 마음도 가볍게 산행을 시작한다.
두타산 산행
두타산은 강원도 삼척시 미로면 , 하장면, 동해시 상화동에 위치하며 작은 금강산 이라고 불리울 만큼 암릉미가 뛰어나고 계곡계곡 아름다움이 펼처지는 베틀봉, 그 이름에서도 알수 있듯이 기암절벽의 바위들이 마치 베틀을 닮았다고 해서 베틀봉이라 불리운다. 하늘나라 질서를 위반한 선녀가 벌을 받아 이곳 소금강골에 내려와 삼베 세필을 짜고 승천 했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내려오는 곳이며 아름다운 천혜의 비경에도 널리 알려지지 않고 숨겨진 깊숙한 골짜기 산 베틀봉 정상에서 맛보는 절경에 탄성이 절로 나오며 고사목 한그루 조차도 작품이 되고 만물상을 연상케 하는 바위들이 즐비하다.
새벽 깜깜한 주차장 사이로 보이는 간판에 불이 들어와있는 건물은 "월산무릉아트프라자" 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미술관과 펜션 숙소 건물이었다.
무릉계곡 입구에 설치된 커다란 곰 모형이다. 금방이라도 뛰쳐 나올 듯 웅장하기만 하다.
우리는 배틀바위 쪽으로 올라간다. 어둠 속을 헤치면서 오르는 길에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온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 바람은 비를 몰고 오는 바람이었다.
우리는 아침을 못 먹었기 때문에 어제 저녁 출발에 앞서 롯데리아에서 사두었던 햄버거로 아침을 때운다. 보스턴님은 햄버거가 아침 요기가 된다고 잘 사왔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조금 더 오르니, 베틀바위 전망대가 바로 앞에 보인다. 전망대 쪽으로 가보니, 텐트를 치고 비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잠시 후 미륵바위가 보인다. 이 바위는 미륵봉 능선에 위치하여 보는 각도에 따라 미륵불, 선비, 부엉이의 모습을 닮았다고 한다. 우리는 새벽녘에 해뜨기 전 산행을 하면서 미륵불에서 두타산성 쪽으로 오르다가 길이 없어 다시 내려와 산행 리본을 보고 따라갔다. 이것이 알바의 시발점인줄 우리는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다.
계속되는 내리막길, 아무래도 하산길이라고 생각되어 다시 올라가 확인을 해봐도 길이 없어 리본을 따라 다시 내려왔다. 이제 수도골이 얼마 남지 않았다. 길을 잃었다고 생각되었다. 그 시간에 비는 억수로 솥아졌다. 이제 와서 살펴보니 우리는 베틀바위 산성길을 따라 걷고 있었던 것이다.
수도골로 가는 길목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만난 표지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표지를 보고 두타산 방향으로 다시 올라가기로 한다. 무려 1시간은 헤매인것 같았다. 또다시 내려온 길을 다른 능선 코스로 올라야 하니 무려 2시간은 알바 한 셈이다.
또다시 시작되는 오르막길이다. 비바람이 불어온다. 바닥은 미끄럽기만 하다. 체력이 한계를 느끼기 시작한다. 우리는 잠시 쉬어 가기로 한다.
오르는 길에 안개가 자욱하다. 길가에 멋진 노송이 많이 보였다.
보스톤님이 비록 아침부터 알바는 했지만, 새로 시작하는 기분으로, 기념사진 한 장 찍어 준다고 포즈를 잡아 보라고 한다.
두타산 가는 방향에 삼거리가 나온다. 우리는 또 다시 힘을 내어 두타산 방향으로 오른다.
안개 낀 깊은 산속을 걸어가면서 일요일인데도 아무도 만난 사람이 없었다.
이곳은 천은사에서 올라오는 방향이다. 보스턴님은 지난 겨울에 100대 명산 하면서 이곳 천은사 방향에서 올라왔다고 한다. 강원도에 눈보라가 몰아쳐 길이 묻혔을 때, 차 가지고 와서 이곳 두타산을 무모하게 올랐다고 한다. 간신히 정상은 밟았으나 하산하면서 눈속에 푹푹빠져 고생을 하였고, 하산하였을 때는 해가 져 있었다고 한다. 이제 이곳에서 정상까지는 30분 거리라고 한다. 그런데 30분거리가 왜 이리 멀은지, 우리에게 30분은 오지 않았다. 정상까지 30분이라는데, 가도 가도 정상은 나오지 않았다.
얼마나 올랐을까,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8시50분이다. 그러니까 주차장 출발지점부터 알바시간 포함 5시간 30분이 걸렸다. 다른 사람은 3시간30분이면 정상에 도착한다는데, 우리는 2시간이 더 걸린 셈이다.
두타산 정상석은 두군데 설치되어 있었다. 두타산 정상에도 비박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우리는 서울에서 올라와 비박을 했다는 어느 젊은 분한테 부탁하여 우리 둘 기념사진을 한 장 남겼다.
청옥산 산행
이제 두타산 산행을 마치고 청옥산 산행에 나선다. 모든 사람들이 두타산과 청옥산 연게산행을 많이 한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은 보스턴님을 따라 백두대간길 맛보기 산행이다.
우리는 또 다시 청옥산 방향으로 걸어간다. 그동안 바람도 불고 비에 젖어 몸이 으스스해졌다. 그래서 여벌 옷을 꺼내 갈아입고 다시 산행을 한다.
이곳은 청옥산으로 가는 백두대간길 박달재이다.
조금 더 올라가니 문바위 재가 나온다.
문바위재 옆에 청옥산까지 30분이라는 안내석이 보였다.
이곳은 청학산 가는 길 학등이다.
청학산 가는길에 보이는 투구꽃이다. 개화시기는 7월~9월이며 자주색의 꽃이 핀다. 투구꽃의 뿌리는 맹독성이 있어 옛날에 사약의 재료로 쓰였다고 한다.
한참을 올라오니 넓은 곳에 청학산 정상이 보였다. 우리보다 먼저 올라간 젊은 산우님이 혼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올라오다가 등로상에서 버섯을 몇 개 채취했다면서 우리에게 보여 주었다. 1개는 꽃송이버섯이고 1개는 모르는 버섯이었다. 그분은 여기저기 물어보더니 독버섯이라면서 헛수고했다고 바로 집어던졌다.
그래도 우리는 그분한테 부탁해 사진 한 장을 건졌다. 요즘에는 코로나 시대라 남한테 사진 부탁하는 것도 부담이 가곤 한다.
그동안 와보고 싶었던 청옥산에서 힘껏 소리 질러 본다. 오늘 나의 목표는 여기까지이다. 그러나 보스턴님을 따라 백두대간길 산행에 나선다.
백두대간길 고적대 산행
이제 우리는 백두대간 능선 고적대 방향으로 걸어가야 한다.
고적대 방향으로 산행하는 친구들이 4명이 추가되었다. 그분들을 따라 곧장 올라간다.
구부러진 나무 앞에서 인증숏 한다.
이끼가 낀 멋진 나무도 보인다. 보스턴님이 젊은 친구들 따라가다 보면 자기 페이스를 잃으니 천천히 가라고 한다.
이곳은 연칠성령이다. 이제 고적대도 1.0km 남았다.
연칠성령에 쌓아놓은 돌탑이다.
저 멀리 높이 보이는 곳이 고적대이다. 2고개를 넘어야 고적대 정상에 오를수 있다.
우리가 지나온 길이다. 먹구름은 물러가고 비는 오지 않지만 안개는 아직 자욱하기만 하다.
대간길에 마가목이 주렁주렁 열렸다. 색깔도 빨갛기만 하다.
대간길을 걷다 보니 동해안이 살며시 보인다. 해가 뜨고 맑은 날은 동해안을 바라다보며 걸을 수 있는 멋진 코스라고 한다.
고적대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는데, 한참을 빙빙 돌아 정상에 도착했다.
작은 공간에 정상석이 설치되어 있었다. 안개만 없다면 동해안이 가까이 보일 것 같았다.
백두대간길 고적대 정상의 모습이다.
백두대간길 갈미봉산행
고적대에서 바라다본 우리가 걸어온 길이다.
우리는 또다시 갈미봉 방향으로 걸어간다. 갈미봉으로 가다가 보이는 멋진 바위들이다.
이곳이 고적대에서 갈미봉까지 가는 거리의 절반이다. 갈미봉에 갔다가 돌라오면서, 우리는 이곳으로 하산할 것이라고 보스톤님이 알려 주었다. 조난사고다발지역이라는 팻말이 보인다.
갈미봉 가기 전에 보이는 바위벽이다. 갈미봉에 가면서 이제 다 왔겠지, 하면은 보이지 않고, 또다시 이제 다 왔겠지 하면은 보이지 않고, 이러기를 여러 번 반복하다가 드디어 갈미봉 정상에 도착했다.
이곳에서는 어쩔 수 없이 자동카메라를 설치하고 우리 둘이 단체 사진을 찍었다.
갈미봉 정상에 설치된 정상 표지는 초라하기만 하다.
이곳 갈미봉에서 더 직진하면 이기령으로 가는 길이다. 우리는 다시 고적대 방향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이곳이 우리가 하산해야 할 지점이다. 우리의 목적지 무릉계곡 관리소까지는 6.5km이다. 우리는 무릉계곡 방향이라는 안내표지가 보인다. 그 위에 조난사고다발지역이라는 팻말이 보이는데 과연 내려가도 되는지 의문스럽기만하다.
그런데 하산길이 왜 이리 급경사인지, 나는 후들후들 떨리는 발걸음을 한 발자국씩 띠다가 결국 미끄러지고 말았다. 그래도 앞에 이렇게 커다란 소나무가 서 있어서 부딪히면서 주저앉고 말았다. 아침에 내린 비로 바닥은 미끄럽지, 낙엽은 쌓여있지, 장시간 산행으로 다리에 힘은 풀렸지, 이거 악 조건은 다 갖추어져 있는 하산길이다. 그래도 이제 다른 선택의 방법은 없었다. 희미한 등산로 흔적을 찾아서 하산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이제 계곡에 흐르는 물소리도 들리고 거의 다 내려왔나 보다. 보스턴님이 참나무에 기생하는 버섯을 발견하고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제 우리는 안전하게 계곡으로 하산을 끝냈다. 그런데 아직도 무릉계곡 관리사무소까지는 4.5km 거리라고 한다.
무릉계곡은 바닥이 바위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동안 내린 비로 물살이 거세게 흘러 내려갔다.
우리는 계곡길을 한참을 내려가다가 안내표지를 하나 발견했다. 안내표지에 따라 무릉계곡 방향으로 하산을 재촉한다.
계곡길에서 만난 하늘문이다. 급경사 계단길이다. 평상시 같으면 계단위에서 자리잡고 선녀와 나무꾼과 함께 구름위에서 추억한장 '찰칵" 하고 싶었지만 오늘은 그냥 지나간다.
우리는 하늘문은 그대로 패스하고 끝없이 이어진 계곡을 따라 하산을 한다.
웅장한 계곡길에 흐르는 물이 무서울 정도로 "콸콸콸" 흘러간다.
장군바위의 웅장한 모습이다.
장군바위 안내표지이다. 그 옛날 신라와 고구려의 경계지역이라 전쟁이 빈번했던 지역이었고, 임진왜란의 상흔이 남아있는 곳이기도 하단다.
계곡길을 따라 걷다 보니 이제 어둠이 밀려온다. 계곡길도 무지막지하게 길다.
한참을 걸어 우리가 천년고찰 삼화사에 도착했을 때는 삼화사에 환하게 불이 켜져 있었다. 삼화사를 빠져나와 우리는 우리가 처음 출발한 무릉계곡 주차장에 도착했다. 18시 50분이다. 무려 산행시간은 15시간 30분이 걸렸다. 촉촉히 비가 내리는 늦은 시간 그래도 인근 식당은 문이 열려 있었다. 우리는 무릉계곡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도착하니 새벽 1시가 넘었다. 오늘도 그대로 쓰러져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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