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지역 산/추자도

추자도여행(용둠벙숲길)

불~나비 2020. 8. 15. 12:12

나바론 절벽길을 따라 이어진 해안 능선길을 걸어본다. 제주 올레길 18-1 코스이기도 하다. 추자도 신양리 대왕산 밑 깎아지른 절벽 아래에는 직경 5m, 깊이 1m 정도의 용둠벙(용이 살던 연못)이 있다. 용둠벙에서 좀 떨어진 곳에 직경 2.5m, 길이 20m 정도의 굴이 있는데 이 굴과 연못에서 용이 살다가 승천하였다는 전설이 있다. 이무기가 용이 되어 승천한다는 이야기는 우리나라 여러 지역에 전해 온다. 용은 상상의 동물이지만 신비와 경외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용과 관련된 용소(용 웅덩이), 용형상의 바위 등에는 오래전부터 신비스러운 전설과 함께 용왕에 대한 인식과 그에 대한 제의가 있어왔다. 그런데 신양리 용둠벙에는 용이 되어 승천하기 위해서는 착한 일을 해야 한다는 신선이 주는 모티브가 특이하다. 상추자와 하추자가 가까워진 것은 이 용의 선행 덕분이라는 전설이 재미를 더해준다. 옛날 추자 앞바다에 살고 있던 이무기는 용이 되기를 소원했고 바다에서 나와 동굴 속에서 햇빛을 보지 않고 인내를 해야만 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가까스로 발견해 낸 곳이 대왕산의 용 웅덩이와 용굴이었다. 이 곳을 거처로 정하고 은둔 생활을 시작한다. 어느 날 이무기가 둠벙에서 나와 멱을 감고 있는데 산신이 나타나서 도를 닦는 것보다 착한 일을 해야 용이 될 수 있다고 일러준다. 그리하여 이무기는 아무렇게나 흩어진 40여개의 섬들을 배열을 맞춰 가지런히 놓아주었으며 횡간도로 북풍을 막게 해 주고 추포도는 가리섬과 수령섬으로 연결해 파도를 막게 하고, 염섬과 다무래미섬에는 물고기들이 와서 먹이도 먹고 안심하고 놀 수 있게 해 주었다. 이만하면 용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푹 쉬고 있었으나 산신이 더 열심히 일하라는 말씀에 더욱더 열심히 일하고 침묵을 지키며 인내를 하니 용이 되었다는 전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