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04월 06일 상봉역에서 9시에 출발한 전철은 춘천역에 10시 20분에 도착했다. 차를 타고 20여 분가니 드디어 배후령 고갯길에 도착했다. 11시이다. 산악회를 따라 오봉산 시점인 "배후령"에서 반대편방향 용화산을 등반하기 시작했다. 배후령은 춘천에서 북쪽으로 양구 방향으로 20여 km 떨어진 곳으로 산길을 지그재그 올라서면 해발 600m 고갯마루가 배후령이다. 그러니까 600m 8부 능선에서부터 산행을 시작하는 셈이다. 차에서 내려서 오른쪽으로 가면 오봉산 가는 코스인데, 우리는 38도 경계선 표지석 반대방향을 들머리로 잡았다. 용화산 산행기점을 "배후령"으로 잡은것은 용화산 종주코스이기 때문이다. 배후령 고갯마루 "오봉산 약수" 식당 좌측 임도를 5분 정도 걸어가니 표지가 달려 있는 우측방향 능선길로 접어든다. 정상 7.3km라는 표지판이 눈에 띈다. 완만한 능선길이 부드럽다. 바위산이라는 상식이 어긋나는 완만한 육산길이 이어진다. 앙상한 나무길이 너무 호젓하다. 대간이나 정맥길에서나 맛보는 너무나 환상적인 코스가 이어진다. 약간의 오름뒤에 제1봉에 선다. 헬기장이나 특별한 조망은 없다. 우리는 서로 둘러서서 인사를 했다. 오늘 처음 만나 산행하는 회원들이다. 가우리대장이 오늘 산행코스에 대해 설명을 한다. 그리고 오늘 산행 회원 7명이 돌아가면서 자기소개를 했다. 이제 본격적인 등반 시작이다. 아기자기한 등산로가 이어진다. 2봉으로 올라갈 때 로프를 잡고 올라가야 하는 곳도 있으나 평범한 등산로다. 다시 완만한 육산 길을 걸어 조금 가파른 곳을 오르니 3봉이다. 3봉은 평지 흙으로 된 봉이다. 3봉에서 10여분 내려가니 임도가 나오고 팻말 이정표(좌측;휴양림, 우측;오음리)가 서있다. 사 여령이다. 앞 소나무에 용화산 방향 팻말이 묶여있다. 우리는 한적한 휴양림 쪽으로 내려와서 점심을 먹었다. 한잔 들이켜는 막걸리 맛이 최고다. 이어서 다시 산행을 시작하는데 새솔님 지인이 다리가 아프단다. 큰일이다. 아직 1/3밖에 오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다리가 아프다니, 가면서 쉬고, 쉬면서, 가고를 계속한다. 능선을 계속 오르다 보니 위험구간 출입금지 푯말이 나온다. 이곳에서 가우리님이 1달 전에 와서 위험구간으로 진입했다가 얼음빙벽 때문에 더 이상 가지 못하고 산행을 포기해야만 했다. 우회도로가 있었는데 우회도로를 알지 못하고 위험구간으로 갔던 게 원인이었다. 여기서 용화산 방향 안내에 따라 10여 m 좌측으로 이동후 다시 우측으로 꺾어서 오름길을 진행해야 한다. 용화산 산행 중 유일하게 헷갈리기 쉬운 곳이라 주의를 요하는 구간이다. 10여 m 오르면 다시 평평한 능선 길이다. 약간의 오르 내림 후 안부다. 여기가 [고탄령]이다. (좌측; 양통방향, 직진; 정상방향) 이정표가 서있다. 이제부터 용화산의 암릉과 작은 릿지가 시작된다. 암릉을 오르니 858봉이다. 사진 몇 캇트 한다. 앞으로 용화산 정상이 보이고 멀리 계관산, 북배산, 가덕산이 어림된다. 잘 설치된 안전시설과 로프에 의지 하면서 암릉을 오르내리니 좌측으로 [큰 고개] 방향 갈림길 이정표가 서있고 10여 m 더 진행하니 878.3m 용화산 정상에 선다. 오후 4시이다. 배후령에서 5시간 걸렸다. 보통 사람이면 3시간이면 충분할 것 같다. 넓은 공터가 인상적이다. 정상석이 3층 돌탑 위에 서있고 그 옆에 스테인리스 정상 표지목과 방향 이정표가 양쪽으로 서있다. 정상주를 복분자로 한잔씩 하고 포토라인으로 이동한다. 멀리 책을 포개 놓은 것처럼 책바위가 보인다. 왼쪽으로 도봉산의 만장봉을 닮은 바위가 보인다. 낭떠러지기이다. 폼을 잡고 사진을 찍은 후 내려오는데 밧줄을 쭈욱 매 놓았다. 내려다보니 완전 수직 낭떠러지기이다. 멀리 칼바위가 보인다. 조망이 아주 좋다. 오늘 산행 중 최고로 기분 좋은 순간이다.
여기서 또 그냥 갈수 없어서 사진 촬영을 했다. 밧줄길을 곧장 내려오다 보니 큰 고개방향 푯말이 보인다. 20여분 거리의 큰 고개 방향을 뒤로하고 조금 더 내려와 안부에서 우측방향으로 하산길을 잡는다. 계곡을 건너고 폭포를 지나 능선길로 접어들어 큰 고개~연습바위에서 내려오는 넓은 길을 만나 조금 더 내려오니 오른쪽으로 철망 대문이 잠겨 있는 폭발물처리장이 나타난다.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강원 석재 채석장 길 지나 더 내려오니 양통 삼거리, 사여교이다. 정상에서 약 1시간 50분 걸렸다. 오후 5;50분, 배후령에서 도상거리약 11.7km, 산행시간 약 6시간 50분 걸렸다. 뒤돌아 보니 용화산의 백미인 만장봉, 하늘벽, 층층바위, 득남바위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다리밑 개울에서 알탕 하고 싶었지만 사여교에서 우리를 태울 차가 기다리고 있어 곧장 내려갔다. 차를 타고 춘천 소양호 주변의 닭갈비 집으로 이동했다. 30분 거리다. 뒤풀이 후 춘천역에 와서 20시 26분 전철을 타고 서울로 향했다. 좋은 분들과, 명산을 등반하고, 춘천의 별미 닭갈비까지 맛보았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있는가? 아무튼 기분 좋은 하루였다. 전설에 의하면 이 산의 지네와 뱀이 서로 싸우다가 이긴 쪽이 용이되어 하늘로 올라갔다 하여 "용화산"이라 이름 지어졌다 한다.
용화산 준령 북쪽에 가보지 못해 확인한 사항은 아니지만 "성불령"이라는 고개가 있고 여기에 성불사의 종소리로 유명한 "성불사" 터가 있다 한다. 화천 8경에 성불사 저녁 종소리와 용화산의 안개와 구름 그리고 기괴한 돌이, 부용산의 밝은 달과 죽엽산의 단풍이 함께 들어 있음은 과히 그 용화산의 풍광을 짐작케 한다. 용화산은 암벽 등반을 하지 않고도 암벽 등로를 누비는 재미를 맛볼 수 있다. 조그만 산에 "령"도 많다. 배후령, 사 여령, 고탄령, 큰 고개, 성불령. 설악산의 용아릉을 옮겨 놓은 듯 "바위" 경치도 일품이다. 만장봉, 층계바위, 바둑판 바위, 너럭바위, 득남바위, 하늘벽, 주전자바위, 촛대바위, 작은 비선대등 숱한 기암괴석을 간직하고 있다. 용화산의 전설 지네가 이겼나? 뱀이 이겼나? 싸우기는 왜 싸워! 싸우고 승천해야 할 운명이었던가? 그냥 같이 승천하지! 용이 좋은 건가? 살아있는 이승의 지내와 뱀이면 무엇이 문제인가? 화천시와 춘천시가 경계인 용화산, 정상석은 화천시에서 만들어 놓았다. 화천시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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