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 일자 : 2015년 10월 31일(토)
2. 산행시간 : 11시간 30분(03시 40분~15시 10분)
3. 산행코스 : 혜림이네 집~운제산~시루봉~오리온 목장~무장산~늪지~함월산~수릿재~백 년 찻집~토함산~석굴암~석굴암 주차장(산행거리 31km)
4. 산행 인원 : 3명(불나비님, 민시원님, 무념님)
오늘은 운토종주 무박산행을 가는 날이다. 신사역에서 밤 10시 30분에 출발한 버스는 대각리 출발지점에 새벽 3시 30분에 도착했다. 나는 버스에 탑승하여 가면서도 무사히 종주를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이 되었다. 산행하기에 앞서 먼저 다녀온 산우님들의 블로그를 읽어 보니, 길을 잘못 들어 알바를 한 산우님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운토종주 31km 구간 지도이다. 중간중간 갈림길이 많아 안내자 없이 시그널만 보고는 산행하기가 어렵다는 걸 알 수 있다.
새벽에 도착한 버스는 우리를 대각리에 내려 주었다. 오늘 산행 인원은 30명이다. 산행기점인 혜림이네 집 까지는 약 500m를 걸어가야 한단다.
03시 40분. 언제나 그렇듯 산행하기에 앞서 안산 즐산을 기원하며 인증숏 한다.
갑자기 날씨가 추워져서 차가운 새벽길을 걸어간다. 출발점인 혜림이네 집을 지나간다.
대각리 운제산 입구를 알리는 표지가 보인다.
운제산까지 2.9km란다. 오늘 산행하는 산우님은 우리 차로 온 30명뿐이다.
대왕암 가는 길 안내 표지가 보인다. 어두컴컴한 길을 오직 해드 랜턴에 의지한 채 걸어간다.
이제 정상이 다 왔나 보다. 운제 샘이 50m 거리에 있단다.
04시 40분. 무념님 뒤를 따라 운제산 정상에 도착했다. 잠시 후에 나타난 민시원 님과 함께 시루봉을 향해 출발한다.
운제산에서 시루봉까지는 5.28km 거리이다. 추운 날 새벽시간에 앞사람을 따라 가려니 초반부터 무리한 산행을 시작한다.
06시 15분. 우리의 1차 목적지 시루봉에 도착했다. 같이 산행하는 산우님은 사진만 찍고 쏜살같이 사라져 버린다. 우리 뒤에 남은 사람은 사진작가와 백발성성한 산우님, 2 사람뿐이다.
우리는 시루봉을 찍고 10m 아래로 내려와 도투락 목장 방향으로 산행을 하였다. 앞사람 따라잡기 산행을 하다가 뒤로 미끄러졌다. 그래도 다행히 다치지 않아 또다시 일어나 계속 산행을 했다.
해가 뜰 무렵 무념님이 배가 고프다며 아침식사로 김밥을 먹고 가자고 했다. 그런데 종주산행에서 초반에 앉아서 식사를 하면, 무조건 실패한다는 사실을 나는 잘 알고 있지만 강하게 만류할 수는 없었다. 우리가 김밥을 먹고 있는 사이에 백발성성한 산우님이 지나치고 말았다. 이제 우리 뒤에 남은 산우님은 단 1 사람, 사진작가님 뿐이다.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또다시 출발한다. 시 경계구간이 나온다.
또 다시 나타나는 시 경계구간이다. 이제 해도 뜨고 시야가 보이니 산행하기도 좀 여유가 생긴다. 우리는 먼저 간 백발성성한 산우님을 따라잡기 위해 힘껏 걸었다. 그러나 끝내 그 산우님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우리는 시그널만 보고 산행을 한다.
얼마나 걸었을까? 억새밭 지대가 나온다. 이곳이 오리온 목장인 것 같다!
때 지난가을 억새가 꽃을 활짝 피었다.
신나게 앞질러 달려온 무념님도 인증숏 한다.
시원하게 펼쳐진 초원지대가 우리를 반긴다.
활짝 핀 억새가 아직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어느덧 사진작가님이 우리 뒤를 쫓아왔다. 우리는 마지막으로 도착한 사진작가님한테 부탁하여 단체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카메라가 방전 직전이라고 알려 주었다.
이제 무장봉으로 가는 임도가 나온다. 우리는 임도를 따라 곧장 걸었다. 임도 주변에는 억새밭이 쭉 이어졌다.
무장봉을 알리는 표지가 보인다. 지금까지는 시그널만 보고 걸었는데, 이제 정상적인 산행을 하는 기분이 든다.
무장봉 가는 길에 멋들어지게 핀 은빛 물결 억새밭이다.
저 위에 전망대 있는 곳이 무장 봉이다. 우리는 어느 산우님한테 무장봉이 어디냐고 물어보니, 저기가 무장 봉이라고 해서 나중에 알게 되었다. 이제 사진작가 산우님도 먼저 가고, 어차피 우리가 꼴 치이니 그냥 패스하기로 한다.
이제 임도 따라 무장봉에서 300m 올라왔다. 그런데 버스 안에서 오늘 안내 대장한테 들었던 말이 생각났다. 운 토종 주를 하려면 이 라인을 넘어야 한단다.
금줄을 넘고 한번 더 넘으면, 그 안에 먼저 간 산우님들이 걸어놓은 시그널이 보인다. 조금 더 들어가니 오늘 안내 산행을 한 산악회에서 깔지를 깔아 놓았다. 이 길이 맞는 것을 확인하고 계속 들어가는데, 먼저 온 산우님들이 점심을 먹고 있었다. 이제는 안심하고 계속 앞질러 갔다.
시그널만 보고 가다가 안내 대장이 깔아 놓은 깔지를 보면 반갑기만 하다. 한참을 더 간 후에 또다시 출입금지 안내판이 나온다. 늪지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운 토종 주를 하려면 필히 넘어야 할 산이다.
늪지를 지나면서 하마터면 물속에 풍덩 넘어질뻔했다. 멍석을 말아 놓았는데 줄로 묶어 놓은 걸 몰랐다. 발이 걸렸으나 다행히 넘어지지는 않았다. 늪지를 지나자 시그널이 양쪽으로 걸려있었다. 희미한 갈림길인데 좌측은 호미지맥 가는 길이고, 우측은 함월산 가는 길이다. 다행히 식사를 마치고 따라온 산우님이 있어 우리는 우측으로 따라갈 수 있었다.
함월산 정상이다. 달을 머금은 산, 달을 품은 산, 이름도 멋있다. 함월산에서 직진하면 다른 길이 나오기 때문에 정상에서 10m 내려와 좌측으로 내려가야 한다.
함월산에서 하산하면서 만난 전망대 형제바위이다. 운 토종 주길에 오직 하나 있는 전망대란다. 형제바위를 지나 우리는 허기진 배를 채우기로 했다. 좌판을 깔고 점심을 먹으면서 하산하는 산우님한테 이제 얼마나 남았냐고 물어보니 약 9km 정도 남았다고 했다. 이제 거의 다 왔으니 알바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마음 놓고 앉아서 푹 휴식을 취하면서 식사를 하였다. 그래도 걱정이 되어 서둘러 출발한다.
그런데 아뿔싸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이 수릿 재이다. 학생들이 몰려 있었고 주변에는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 산우님들도 있었다. 나는 쉬고 있는 분한테 백 년 찻집에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하냐고 물으니 우측 모차골 방향으로 가란다. 그래서 표지판 사진을 찍으려고 내려오니 안내 대장이 깔아놓은 깔지가 보였다. 깔지는 좌측 방향으로 놓여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좌측으로 하산을 하고야 말았다. 나중에 알아보니 표지판 뒤에 금줄을 넘어서 직진해야 굽이 굽이 오르막, 내리막을 거쳐 백 년 찻집에 갈 수 있었다. 한참을 간 후에 현 위치 안내판을 보니 우리는 기림사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수릿재에서 1.6km 지나쳐왔다. 우리는 당황해지기 시작했다. 결국 우리는 기림사로 가서 택시를 이용해 백년찻집에 가기로 합의를 보았다.
덕분에 천년고찰 기림사 구경은 한번 잘했다. 기림사에서 114 안내에 물어보니 이 동네는 콜택시는 없고 개인택시 2대가 운행한다면서 연락처를 알려 주었다. 전화를 하니 금방 온단다. 택시비는 이만 원이란다. 우리는 기림사 정문에서 택시를 기다리자 금세 도착했다. 택시를 타고 추령터널을 지나 백 년 찻집에 도착한 시간은 15분 걸렸다.
백 년 찻집에는 오늘 산행안내를 맡은 대장 일행이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말고도 몇 분이 아직 도착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백 년 찻집 옆에난 계단을 따라 오르기 시작한다. 비록 옆으로 새기는 했지만, 종주산행 대열에 낄 수 있어 다행이라고 스스로 위안해 본다. 그러나 이 글을 읽는 산우님들이 정통 종주산행으로 인정해 줄지는 미지수다.
백 년 찻집에서 토함산 정상까지는 3.0km 거리이다. 이제 500미터 올라왔다. 그러나 계속 오르막, 내리막 하더니 굽이 굽이돌아가기도 한다. 새벽부터 지금까지 산행으로 지쳐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힘을 내어 힘차게 걸어본다.
어느덧 추령 갈림길에 도착했다. 이제 정상은 300m 거리에 있다. 석굴암에서 올라오는 산우님들도 많이 보였다.
경주 토함산에 올랐다. 송창식의 노래가 생각나는 순간이다. 단체로 산행을 온 젊은 친구들이 먼저 인증숏 하라고 양보까지 해준다. 고마운 젊은이 들이다.
이제 석굴암 주차장까지는 3.6km이다. 버스가 16시 30분에 출발한다고 했으니, 시간도 여유 있고 천천히 하산을 한다.
하산하면서 등산로에서 50m 위에 있는 성화 채화지에 올라가 본다.
이제 석굴암에 도착했다. 아래쪽에는 주차장이 보였다. 그러나 우리가 타고 갈 버스는 석굴암 주차장에 세워 놓는다고 했다. 또다시 석굴암 주차장을 향해 걸어간다.
석굴암 공영주차장에 도착했다. 우리가 타고 갈 버스 위치를 확인한 후, 그동안 못 먹었던 식사를 간단히 하였다. 운토종주 길은 선행자의 안내글을 꼼꼼히 읽어보고 가든지, 아니면 안내 대장을 따라 산행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길도 알았고, 시간 측정도 감을 잡았으니, 기회가 되면은 한번 더 도전하여 완벽한 운 토종 주를 하고싶다. 오늘 같이 산행해 주신 무념님, 민시원 님 감사드립니다. 다리에 진통이 와도 우리는 끝까지 그 길을 밟았습니다. 절반의 운토종주 그래도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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