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지역 산/설악산,

설악산 천불동계곡의 우렁찬 함성

불~나비 2021. 9. 13. 10:48

어제 안내산악회를 따라 밤 11시 30분에 신사역을 출발한 버스는 가평휴게소에서 50분을 휴식한 후 한계령 휴게소에 들러 보스턴님과 일부 일행을 내려주고 오색 휴게소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3시이다. 나는 오늘(2021년 9월 12일-일)은 새벽 3시에 오색탐방지원센터에서 나 홀로 산행을 시작한다. 

오색탐방지원센터는 입구에 전구하나만이 불을 밝히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깜깜한 적막함이 감돈다. 나는 렌턴을 밝히고 스틱을 준비한 후 곧바로 산행에 나선다.

 

오색에서 오르는 길은 거의 정상에 다다를 때까지 오르막이다. 보스턴님과 정상에서 만나기로 한탓에 거의 쉬지 않고 산행을 계속한다. 산행 내내 계곡에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올라갔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반짝이는 별들만이 길을 밝혀주고 있었다. 

 

계속되는 오르막, 끝없이 이어진 계단, 어느덧 물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싶더니 날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정상에서 해돋이 보는것은 물 건너갔다. 이제 처음으로 편안한 길이 나타난다.

 

오색이 남설악탐방지원센터인가 보다. 이제 정상까지는 500m 남았다. 마지막 힘을 솥아 다시 올라가 본다.

 

저 멀리 해가 중천에 떠 올랐다. 이 곳은 탐방이 금지된 화채능선구간이다. 수년전에 우리 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탐방했던 구간이다. 

 

이제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 먼저 도착한 산우님들이 정상석에서 인증숏을 하고 있었다.

 

정상에 설치된 안내표지이다. 내가 홀로 올라온 구간은 5.0km 거리이다. 이곳에는 한계령에서 출발한 보스턴님이 벌써 올라와 있었다. 

 

저번에 왔을때는 인증을 하려는 산우님들이 길게 줄을 서있어서 인증을 못하고 주변에서 한 장 찍고 내려갔는데, 오늘은 정상에 사람이 별로 없어 기다렸다가 인증숏을 하였다.

 

오늘 정상에서 만난 보스턴님과도 함께 기념사진을 남긴다.

 

하산하는 길에 보이는 우리가 내려가야 할 능선들이다.

 

바로 아래 중청대피소의 모습도 보인다.

 

하산길, 정상부근에 마가목이 빨갛게 가득 열매를 맺었다.

 

아침나절이라서인지 저 멀리 운해가 머물러있다. 우리는 중청대피소에 들러 아침을 해결한다. 

 

이제 우리는 곧바로 희운각방향으로 하산한다. 하산하는 길에 보이는 전망이다. 날씨가 좋아서 저 멀리까지도 보인다.

 

소청 갈림길을 지나 내려가다 보니, 저 아래 희운각 대피소가 살짝 보인다. 

 

공룡능선의 모습도 가까이 보인다.

 

우리는 희운각대피소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공룡능선을 타려면 아침 8시 이전에 출발해야 한다는 말을 이전에 산행할 때 산악대장들한테 많이 들었다. 그런데 우리는 대청봉에 6시 30분에 도착한 후에 중청대피소에서 아침을 먹느라 시간을 다 빼앗겨, 지금 시간이 9시가 다 되어 간다. 

희운각 대피소에는 계곡물을 끌어와 물이 철철 넘쳐흐르고 있었다. 나는 땀에 젖은 얼굴을 씻고서 새로운 기분으로 힘을 내어 출발한다. 

 

이곳이 희운각 갈림길이다. 공룡능선을 탈것인가, 아니면 천불동 계곡으로 내려갈 것인가를 결정지어야 한다.

 

보스턴님은 비록 9시가 다 되었지만 지금은 공룡능선이 잘 정비되어 충분히 시간 안에 하산할 수 있다고 공룡능선을 타겠다고 한다. 들었던 스틱도 집어던지고 마라톤 포즈로 다시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한다. 각오가 대단하다.

 

나는 공룡능선코스는 포기하고 천불동 계곡으로 하산하기로 한다. 보스턴님이 뛰어서 공룡능선을 타겠다는데, 내가 따라가면 분명히 계획에 차질이 생 길건 뻔하기 때문이다.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갈길을 간다. 이제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나는 우리가 차량을 탑승할 주어진 시간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하산하는 길에 금강초롱이 활짝 피어있다. 꽃말은 좋은 소식이라고 한다.

 

이제 천불동계곡의 시작점이다. 계곡에 물이 조금씩 흐르기 시작한다. 여기에도 마가목이 잔뜩 열려있다.

 

자그마한 폭포가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 물소리도 거세게 들려온다.

 

계곡 사이로 보이는 조망이 압권이다. 저 멀리 맑은 하늘이 운치를 더해준다.

 

이제 천당폭포에 도착했다. 천불동 계곡에는 천당폭포, 오륜 폭포를 비롯하여 여러 개의 폭포가 있다.

 

천불동 계곡의 최상단에 위치한 천당폭포는 속세에서 온갖 고난을 겪다가, 이곳에 오면은 천당에 온 것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주변 산세가 웅장하다. 이 곳은 가을이면 단풍으로 유명한 계곡이다. 가을철 단풍철에 많은 관광객이 몰려올 것에 대비하여 천불동 계곡 이곳저곳에서 정비 작업이 한창이었다.

 

천불동 계곡의 경관에 빠져 하산하다 보니, 어느덧 양폭대피소에 도착했다. 

 

양폭대피소 주변 경관이다.

 

주변에 바위들이 마치 떡시루를 올려 놓은 듯 포개져 장관을 이룬다.

 

이제 귀면암에 도착했다. 천불동계곡에 우뚝 솟은 큰 바위이다.

 

이곳 귀면암에 설치된 탐방로 안내도이다. 조금만 더 가면 비선대이다. 보스턴님은 지금 이 순간 공룡능선을 한참 타고 있을 것이다.

 

천천히 쉬어가면서 하산하다보니 아쉽게도 비선대에 도착했다. 

 

비선대 탐방지원센터의 모습이다. 이제 이곳에서 신흥사까지는 3.0km 거리이다. 시간은 딱 1시간이 걸린다.

 

천천히 걸어서 나오니 이제 소공원에 도착했다. 나는 소공원을 빠져나와 주변에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우리의 차량 출발지인 설악 C지구 상가로 왔다.

 

이곳이 설악 C지구 상가이다. 상가에 있는 전주식당에서 샤워시설을 제공해 준다고 한다. 나는 먼저 늦은 점심식사를 하고서 보스턴님을 기다렸다. 보스턴님은 15시 40분쯤 도착했다. 한계령에서 출발하여 대청봉을 찍고 공룡능선을 탄 후 이곳까지 12시간 40분이 걸렸으니 참으로 뛰어난 산악인임에는 틀림없다. 우리는 17시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서울로 돌아왔다. 서울 오는 길이 어찌나 막히던지 우리는 경의선 국수역에서 내려 전철을 타고 서울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