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019년 11월 17일-일)은 동대문역에서 열매 산악회를 따라 충주 심항산에 있는 종댕이길 트레킹에 나선다. 07시 40분에 출발한 버스는 마즈막재 제2주차장에 10시 정각에 도착했다. 주최 측에서 충주에 사시는 분이 준비했다고 직접 만든 보리빵과 사과 주스를 하나씩 나누어 준다. 우리는 보리빵과 사과주스를 먹고 난 후에 곧바로 트레킹에 나선다. 충주호 종댕이길은 충주호를 시원하게 내려다보며 동시에 자연 그대로의 숲을 즐기며 걷는 길이다. 호수와 숲을 두루 누릴 수 있는 휴식의 길이다. 종댕이라는 이름이 왠지 친근하고 귀엽다. 종댕이길의 종댕이는 근처 상종·하종 마을의 옛 이름에서 유래된 것이다. 충청도의 구수한 사투리가 섞인 어원이다. 종댕이길이 둘러싸고 있는 심항산을 종댕이산이라고도 불렀다. 종댕이길의 총 길이는 그리 길지 않다. 연령이나 취향에 따라 선택해 걸을 수 있도록 3코스로 나뉘어 있긴 해도 그 거리를 모두 합해봐야 11.5km의 무난한 길이다. 1·2·3코스를 모두 걸어도 4시간 30분이면 걸어볼 수 있고 심항산과 호수를 휘도는 핵심코스만 걷는다면 1시간 반 정도로도 가능하다. 충주호와 심항산을 휘도는 핵심 코스는 약 3.8km로 숲으로 내려가는 종댕이오솔길에서부터 시작한다. 주차장이 있는 마지막재에서 차를 세우면 오솔길 진입로까지는 약 0.9km의 도로가 나 있는 큰길을 따라 걷게 되는데 옆은 데크로 난간이 있고 바닥에는 야자수로 만든 친환경 매트가 깔려 있어 발걸음이 편하다. 오솔길로 내려가면서 본격적인 숲이 시작된다. 숲은 생각보다 깊다. 인공적인 손질을 최대한 자제하고 자연 그대로의 숲의 모습을 살렸다. 도로를 벗어나 얼마 걷지 않았는데도 깊은 숲으로 들어온 듯 포근한 느낌이다. 상수리나무, 신갈나무 등 참나무류의 나무들이 무성하게 가지를 위 로위로 뻗어 올리고 있다. 다양한 잡목이 섞인 숲은 야생의 분위기를 풍긴다. 오늘 비 예보가 있긴 했는데 우리가 종댕이 고개에 도착하자 비가 솥아지기 시작한다. 일행은 모두 종댕이 고개를 지나 팔각정에 모여 비를 피해 본다. 그러나 그 칠 비가 아니라는 걸 알고 곧바로 우중산행을 결심한다. 낙엽이 우거진 오솔길을 걷던 중 별 모양의 인공수조 섬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제 비가 더욱더 거세게 몰아친다. 우리는 급하게 쉼터에 몸을 피했다. 이제 점심시간도 다가온다. 우리는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비 오는 날 쉼터 처마에서 빗물이 뚝뚝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니 운치가 있어 보인다. 빗소리를 들으며 식사를 하는 이 순간도 하나의 추억이 될 것이다. 오늘 주최 측에서 소낙비가 오는 관계로 트레킹을 마치고 바로 서울로 올라간다고 버스가 주차된 마을회관 쪽으로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출렁다리를 거쳐 버스가 주차된 곳으로 갔다. 오늘은 마즈막재 주차장에서 출렁다리까지 1 코스만 완주한 셈이 되고 말았다. 버스는 다시 충주댐을 보기 위해서 갔으나 물문화관 이전으로 주변을 폐쇄해 놓아서 볼 수 없었다. 그래서 마지막 코스로 중앙탑을 보러 갔다. 충주 중앙탑은 지리적으로 우리나라의 중앙부에 위치해 있어 중앙탑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오늘은 우천 관계로 산행시간이 줄어들어 서울에 일찍 도착할 수 있었다. 오늘 충주 심항산 종댕이길 트레킹, 비록 완주는 못했어도 처마에서 떨어지는 빗물 소리도 들으며 오랜만에 옛 추억을 소환해 볼 수 있는 즐거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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