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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팔공산 능선에서 아이젠없이 만난 빙판길

불~나비 2022. 3. 21. 09:09

오늘(2022년 3월 20일)은 안내산악회를 따라 대구 팔공산 산행에 나선다. 사당역에서 버스가 출발하는데, 교통여건을 감안하여 양재역으로 간다. 양재역 1번 출구로 나와 수협은행 앞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버스는 정확히 7시에 도착하여 버스에 탑승하니 곧바로 산행지를 향하여 출발한다. 산행지 들머리인 수태골에 도착한 시간은 10시 30분이다. 산행 안내 대장은 A코스로 가는 사람은 대구방향 갓바위 주차장으로 17시까지 시간을 주고, 동화사 주차장으로 오는 사람은 15시까지 내려오라고 한다.   

내가 오늘 산행한 코스는 처음에는 A코스를 타려고 했으나, 빙판길에 아이젠을 준비하지 않아 중도에 포기하고 수태골~비로봉~동봉~염불봉(74번 이정표)~염불암~동화사~씨네 80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오늘 산행 들머리 수태골이다. 산행시작은 10시 30분이다. 시간 안에 도착하려면 서둘러야 한다. 안내산악회는 시간을 안 지키면 버스를 놓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수태골 등산안내소를 통과한다.

 

등로상에 수태골 폭포가 보인다. 이곳부터 등로상에 눈길이 나타난다.

 

7부 능선에 오르자 온 세상이 하얗다. 

 

오늘은 아이젠을 놓고 왔는데, 산행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수태골 주차장에서 2.4km 올라온 지점이다. 나는 동봉 방향으로 올라간다.

 

이곳 갈림길에서도 동봉 방향으로 올라간다.

 

수태골 주차장에서 3.2km 올라온 지점이다. 오르막은 아이젠이 없어도 버틸 수 있겠는데, 이젠 내리막길이 걱정이다.

 

설경이 아름답기로는 최상이다. 날씨도 그리 춥지않고 산행하기에도 좋은 조건이다. 눈 속 터널을 지나간다. 

 

오늘 산행에 나선 사람들을 보니 아이젠을 안찬 사람들이 더러 보였다. 대구에 사는 어떤 산우님은 대구 팔공산에 이렇게 폭설이 쌓인 건 몇 년 만이라고 한다. 그래서 자기도 아이젠을 안 가지고 왔다고 한다. 팔공산 최고봉인 비로봉에 도착했다.

 

비로봉도 눈속에 파 묻혔다. 

 

눈폭탄에 고개를 숙인 나뭇가지가 보인다.

 

나도 비로봉에서 기념사진을 한 장 남긴다.

 

온 세상이 눈밭이다.

 

비로봉 앞에 인증표지에서도 한 장 남겨 본다.

 

이제 동봉을 향해 간다. 동봉을 향해 가다가 만난 동봉 석조약사여래입상이다.

 

드디어 나의 2번째 목적지 동봉에 도착했다. 갓바위까지는 7.3km란다. 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

 

동봉에서도 인증숏한다.

 

동봉을 지나 능선길은 그야말로 눈길이었다. 내려다보이는 설경은 환상적이었다. 그러나 이 멋진 설경을 감상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눈꽃을 한동안 바라다본다. 조심조심 하산을 해본다. 

 

하산하면서 바라다 보이는 설국이다. 나는 이 빙판길을 따라 갓바위까지 시간 안에 갈 자신이 없어 중도 포기하기로 한다. 이제 마음을 굳혔다. 동화사로 내려가는 B코스로 산행하기로 한다. 이제 안전을 생각하며 천천히 하산을 한다. 능선을 따라가다가 갑자기 길이 안 보인다. 위를 쳐다보니 능선 위에 밧줄이 설치되어 있었다. 다시 올라가 그 밧줄을 타고 길을 건너간다.

 

미끄러운 능선을 따라가다 보니 쉼터가 나온다. 나는 이곳에서 준비한 빵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산행 내내 요기도 못하고 앞만 보고 달려왔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산행을 계속한다. 그런데 빙판길 옆에 추락주의 안내표지가 보인다. 절벽이라고 조심해서 산행을 하란다. 아이젠이 없는 산행이라 더욱더 조심스럽다. 

 

74번 이정표, 염불암 내려가는 길 표지판이다. 나는 이곳 염불봉에서 하산을 하기로 한다. 염불봉에서 동화사 가는 길은 아이젠 없이는 하산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그래도 시간 안에 하산을 하려면 이 길을 선택해야 한다. 나는 이곳 염불봉에서 염불암 방향으로 하산을 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같은 코스를 타는 일행 10여 명중에, 나 같이 아이젠 없는 사람도 서너 명 있었다. 하산길 7부 능선에 다다르자 눈이 거의 녹아있었다. 이제 마음이 놓인다.

 

이곳이 염불암이다. 나는 염불암 옆길 임도로 내려왔다.

 

이제 임도길을 따라 내려간다. 임도길 옆에는 돌탑이 많이 보였다. 

 

동화사를 지나 동화사 일주문을 빠져나온다. 14시 50분에 동화사 관광지구에 있는 자동차 전용극장에 도착했다. 우리가 타고 갈 버스가 대기하고 있었다. 그 버스는 A코스를 탄 사람들을 태우기 위해 15시 30분에 대구방향 갓바위 주차장으로 간다.

 

대구방향 갓바위 주차장에 16시에 도착했다. 나는 시간이 남아 주변 팔공산 둘레길을 둘러보았다.

 

17시에 출발하려던 버스는 늦게 도착한 산우님 때문에 17시 30분에 서울을 향하여 출발한다. 서울 사당역에 도착한 시간은 21시 10분이다. 오늘 대구 팔공산 산행, 정상에서 바라다본 설경은 환상적이었지만, 마냥 설경을 감상하고만 있을 수는 없었던 힘든 산행이었다. 춘삼월에 눈폭탄 길 산행, 아이젠 없이 산행을 하다 보니 죽도록 고생만 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