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12 선녀탕 계곡을 거쳐 대승폭포로 하산하다
1. 산행일시 : 2014년 6월 28일(토요일), 09시 30분~ 16시 10분(6시간 40분)
2. 산행장소 : 설악산 대승령(1,210m)
3. 산행코스 : 남교리 주차장~12 선녀탕~안산삼거리~대승령~ 대승폭포~장수대 매표소(11.3km)
4. 참석인원 : 4명(나, 갈레 님, 무지개님, 민시원 님)
산행후기
오늘은 설악산 서북능선 중에서도 마지막 숙제로 남겨놓은 12 선녀탕에 가기로 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 강변역 동서울 터미널로 갔다. 같이 산행하기로 한 민시원 님, 갈레 님, 무지개님이 차례로 도착하여 07시 5분발 속초행 버스에 탑승하고 출발하였다. 백담사 매표소에 도착한 시간은 08시 55분이다. 매표소에 가서 남교리 가는 시내버스 시간을 알아보니 09시 05분에 도착한단다. 횡단보도를 건너 승강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니 금세 도착하였다. 남교리에 하차하여 다리를 건너 산행 들머리 남교리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이번에 장수대 매표소를 들머리로 하려고 했으나 차표가 매진되어 할 수 없이 남교리를 출발점으로 잡고서 산행을 하기로 했다.
09시 30분. 남교리 매표소에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한다. 아침 일찍부터 서두른 탓에 다들 멀리서 사는 산우님들인데, 그래도 이 시간에 산행을 한다는 것이 가슴 뿌듯한 느낌이다.
잘 정비된 길을 따라 한참을 올라가니 시원한 물가가 보인다. 이곳이 12 선녀탕 시작점인가 보다. 움푹 파인 곳에 물이 고여서 졸졸졸 흐르고 있었다.
이곳은 복숭아탕에서 고인물이 흘러내리는 곳이다. 장마철에는 물이 많이 흘러 장관을 이룰 것 같았다.
11시 15분, 12 선녀탕 계곡의 특징은 열두 개의 물 웅덩이와 열두 선녀가 내려와 목욕했다는 전설에 의해 유래되었지만 노산 이은상(1908~1982)은 8폭 8탕이라고 기록을 남겼듯이 그 개수는 계절, 흐르는 물의 양과 보는 위치에 따라 다르다고 말할 수 있다. 예전에는 암반이 파여 만들어진 물웅덩이나 탕이 많다 하여 탕숫골, 탕수 동이라고 불리었다고 한다. 여러 물웅덩이 중 하나인 용탕은 뒷벽의 큰 바위굴에서 용이 나왔다 하여 가뭄이 계속되면 기우제를 올렸던 곳으로 그 모양이 복숭아와 비슷하다 하여 ‘복숭아탕’이라고 전해오고 있고 일곱 번째 선녀탕이다.
복숭아탕에서 올라가는 길은 파이프 봉을 설치해 놓았다. 봉을 붙잡고 급경사 길을 올라오니 두문 폭포 안내표지가 보였다.
오르는 길 계곡에는 움푹 파인 웅덩이에서 물이 계속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 곳이 두문 폭포이다. 계속 이어지는 웅덩이에 고인 물은 장관이었다. 남교리에서부터 무려 5km 정도 계곡이 계속 이어졌다. 끝없이 이어지는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물소리는 산행의 고단함도 금세 잊을 수 있었다.
남교리에서 5km 올라왔다. 이제 12 선녀탕도 끝이 나고 대승령을 향해 올라가야 한다.
11시 50분, 우리는 아침 일찍 출발했기 때문에 이 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산행 인원이 조촐하기 때문에 계곡이 보이는 바위에 앉아서 식사를 하였다. 오늘 무지개님은 갈레 님이 싸온 족발에 대해서 관심을 보였다. 갈레님 족발 만드는 법에 대해서 일장 연설을 하였다. 어쨌든 갈레 님, 족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12시 35분, 우리가 대승령까지 올라가려면 아직도 3.6km를 더 가야 하기 때문에 식사를 서둘러했는데도 45분이 걸렸다. 출발하기에 앞서 한컷 인증숏 한다.
조금 올라가니 등로옆에 주목이 한그루 있었다. 오랜 세월 1,000년 동안 갖은 풍상을 다 이겨내고, 이제 속까지 텅 빈 채로 1,000년을 더 살아가는 고목을 보고, 100년도 못살면서 아웅다웅하는 우리네 인생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 본다.
시원한 능선에 올라섰다. 장수대에서 올라오는 산우님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이제 하산한다는 생각에 모두가 즐거워하는 표정이다. 그러나 우리는 7km를 힘겹게 올라왔다.
이때 갑자기 소나기가 솥아진다. 차라리 비를 맞으니까, 시원한 느낌이다. 잠시 후에 솥아지던 비도 멈추었다. 그런데 오늘따라 민시원 님이 힘들어한다. 밤새 잠을 설쳤다고 한다.
14시 00분, 드디어 안산삼거리에 도착했다. 서북능선의 끝에 있는 봉우리, 안산은 멋진 풍광을 자랑한다는데 지금은 출입금지구역이다.
안산은 2014년 1월 8일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2032년까지 출입이 금지된 곳이다. 출입금지 안내표지가 보인다. 이유는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한라 송이풀의 자생지이기 때문이다.
대승령으로 올라가는 길에 등록에 설치된 3단 방지 목이다. 이 시설물은 산악자전거나, 산악 오토바이가 못 다니게 인근 야산에는 설치된 걸 보았는데, 설악산에서는 처음인 것 같다.
14시 33분, 드디어 우리의 1차 목적지 대승령에 도착했다. 중간에 사진 찍느라 많이 쉬어서인지 우리의 예상시간보다 30분이 더 걸렸다. 우리는 이곳에서 정상주 한잔씩 하고서 하산한다.
하산하는 길은 온통 바위길이었다. 숲길을 따라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하산하다 보니 어느덧 대승폭포에 도착하였다.
그런데 아뿔싸, 폭포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가까이 가서 보니 물줄기가 말라있었다. 그야말로 졸졸졸 흐른다. 아~ 실망이다.
15시 40분, 그래도 우리는 이 곳에서 혼자 사진 찍으러 오신 산우님의 도움으로 단체사진 인증숏을 할 수 있었다.
대승폭포는 개성의 박연폭포, 금강산의 구룡폭포와 함께 우리나라의 3대폭포로 꼽힌다. 장수대 북쪽 1km지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신라 경순왕의 피서지였던 곳으로 전해진다. 물기둥이 88m높이의 3단폭포에서 수십개의 물기둥이 떨어져 내린다. 한국에서 가장 긴 높이를 자랑한다.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옛날 부모를 일찍 여윈 대승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버섯을 따다 팔아서 생계를 이어갔다. 어느날 폭포 돌기둥에 밧줄을 매고 버섯을 따던 중 어머니가 부르는 소리에 돌아나와 보니, 밧줄을 지네가 갉아먹고 있었단다. 대승은 목숨을 건졌고, 어머니의 외침이 들리는 듯 하다 해서 대승폭포라 불려지게 되었다는 설화가 있다.
대승폭포 전망대, 폭포 맞은편은 멋진 소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아래 보이는 계곡은 오랜 가뭄으로 물이 말라 있었다.
하산길에도 멋진 소나무가 자리 잡고 있었다.
나무데크는 하산길 내내 설치되어 있었다. 계속 내리막이다. 올라 올 경우 땀 좀 흘릴 것 같았다.
16시 10분, 계곡에 물이 말라 족탕도 못하고 장수대 매표소에 도착했다. 올라갈 버스 시간을 알아보니 16시 5분 차는 떠났고, 이제 16시 55분 차가 있었다. 우리는 버스를 기다리다가 우연히 주차장에서 양양에서 사업을 한다는 좋으신 분을 만나 한강변까지 승합차를 타고 올 수 있었다. 주 1회 양양에서 김포공항으로 외국인 손님을 태우러 간다고 했다. 오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오다 보니 어느덧 서울에 도착하여 우리는 뒤풀이를 하러 갔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지하식당 순댓국집이다. 미리 순댓국을 먹자고 약속해서인지 꿀맛 같았다. 원정 산행인데도 이렇게 서울에 일찍 도착하여 뒤풀이까지 마무리하고 집에 돌아왔다. 오늘은 처음부터 끝까지 잘 풀리는 날이었다. 이렇게 잘풀리는 날도 있는 걸 보니, 세상은 살맛 나는 것 같다. 오늘 우리 산우님과 함께 한 산행 즐거웠습니다. 다음 주 산행이 또 기다려집니다.